[사설]제 구실 못하는 학교 CCTV

  • 오피니언
  • 사설

[사설]제 구실 못하는 학교 CCTV

  • 승인 2013-01-09 18:43
  • 신문게재 2013-01-10 21면
학교에 트럭까지 세워놓고 교실을 돌며 교과서 등 수백여 권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 대전에서 발생했다. 범행은 학교 안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그러나 화면으로는 용의자 특정도 차량 번호판도 식별할 수 없었다고 한다. 화질이 나빠서다. 있으나마나한 CCTV가 학생들의 안전을 담보하고 있었던 꼴이다.

교내를 출입하는 사람 얼굴이나 차량 번호판을 가려내려면 50만 화소 이상은 돼야 한다. 그러나 학교에 설치된 대부분의 CCTV는 그에 못 미친다.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대전시내 초ㆍ중ㆍ고와 특수학교 297곳에 3880대의 CCTV가 설치돼 있다. 이중 50만 화소급은 145대에 불과하다. 10대 중 4대도 채 되지 않는다. 715개 학교에 7159대를 운영하는 충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각종 범죄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학교 CCTV다. 2010년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여자 어린이가 납치된 '김수철 사건' 이후 전국 학교에 CCTV는 크게 늘었다. 이번 교과서 도난사건도 이들 CCTV가 학생안전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대변해주고 있는 셈이다.

학교 CCTV의 저화질 문제는 작년 감사원 감사에서도 지적됐다. 교과부는 이에 따라 40만 화소에 못 미치는 2만2000여대를 2015년까지 50만 화소 이상 제품으로 교체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외부인이 학교에 들어와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교체 작업을 더 서둘러야 할 것이다.

대전에서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조직폭력배 집단 난투극이 벌어지는 등 2009년 이후 외부인에 의한 학교 침입 사고가 119건에 이른다. 예산이 문제가 되겠지만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교문만큼은 100만 화소급 고화질 CCTV로 하루빨리 교체해야 한다. 엉뚱한 곳에 설치됐거나 장애물에 가려 보이지 않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좋은 CCTV를 설치하더라도 학교가 학생 안전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대통령직 인수위는 저소득층 맞벌이 가정을 위한 방과 후 학교를 밤 10시까지 운영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 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도 철저한 학교 안전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