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의 교육행정직 출신 학교장 박종현 대전성세재활학교장이 2012년 대한민국 교육 기부 평가에서 대상을 수상해 화제다. |
대전교육청 재직 당시, 국가직이었던 기획관리국장이 지방직으로 전환할 때 첫 국장에 임명됐다. 퇴직 후에는 사립특수학교 교장을 맡았다. 교육행정직 출신 중 학교장을 맡은 최초의 주인공이다.
그랬던 그가, 2012년 전국 유ㆍ초ㆍ중ㆍ고교를 대상으로 한 대한민국 교육 기부 평가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것도 특수학교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이로운 기록이라 할 수 있다. 박종현 교장을 만나 대전성세재활학교의 변화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교육행정직 출신의 첫 교장이다. 어떤가.
▲과거와 달리, 이젠 일반직과 교원직의 학력차는 없다. 처음엔 우려가 적지 않았다. 개인이 아니라 일반직 최초라는 점에서 일반직 전체에 대한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있어 모든 역량을 쏟았다.
학교장은 교육에다 경영마인드까지 갖춰야 한다. 교육서비스 시대다. 교사는 공급자이고, 학생과 학부모는 수요자 개념이 아니다. 학생과 학부모는 고객이다. 교사도 교장에게는 고객이다. 교육의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행정도 중요하다. 교장은 교육과 행정이라는 양 날개를 조화롭게 결합해야 한다.
-대전성세재활학교는 어떤 곳인가.
▲지체장애 학생을 교육하는 특수학교로 1967년에 개교해 46년 역사와 전통의 특수교육의 명문학교다. 유치원과 초ㆍ중ㆍ고교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96명의 학생과 57명의 교직원이 있다.
-학교 운영의 노하우는 무엇인가.
▲앞서 말했듯이 교육은 이제 서비스다. 학생과 학부모는 최고의 고객이다. 고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교 예산은 학생 직접 교육비에 우선 배정했다. 학부모의 의견을 1년에 4회 이상 수렴해 모두 반영하고,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를 높였다. 교원의 교육자율권을 강화하고 교직원 의견도 적극 반영하고 있다.
-변화가 있었는가.
▲교직원의 마인드 변화와 교육환경(여건)이 크게 변했다.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의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어 학교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또 교육청으로부터 7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최근에 큰 상을 받았다. 소개해달라.
▲2012년 제1회 대한민국 교육 기부 대상을 받았다. 전국의 유ㆍ초ㆍ중ㆍ고교를 대상으로 한 공모에서다. 1년 10개월 동안 12개 민간기업, 기관, 단체 및 개인으로부터 1억원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현재까지 6700여만원을 유치했다. 10개 기관ㆍ단체로부터 13개 교육프로그램도 유치했다.
-기억에 남은 교육 기부 유치ㆍ활용 사례는 무엇인가.
▲우선,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예술강사지원 프로그램을 유치해 본교 사물놀이부를 전국적인 예술동아리로 육성했다. 2011년 전국장애학생 음악콩쿠르에서 대상 수상을 비롯해 전국대회에서 대상, 금상 등 6회 수상했다.
또 카이스트에서 맥스(MAX) 프로그램과 강사진 3명을 유치해 학생들이 소리 나는 화면보호 장치와 애니메이션 제작 방법을 습득하는 성과를 냈다.
마지막으로, 아시아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꿈ㆍ희망ㆍ미래 재단 스티브 김 이사장의 무료 초청 강연도 유치했다.
-교육 기부 유치가 쉽지 않았을 텐데.
▲한 번에 해주는 사람은 없다. 여러 번 만나 설득해야 가능하다. 그래서 구사한 전략이 진돗개 전략과 꿀벌 전략이다. 진돗개 전략은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인내와 끈기로 성사시키는 것이고, 꿀벌 전략은 수시로 찾아가 만나고 계속적인 안부 전화로 설득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특수학교장으로서 바라는 것이 있다면.
▲특수 교육의 목표는 장애학생들의 재활ㆍ자립 능력을 향상시켜 미래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직업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특수교육 시스템으로는 고교나 전공과를 졸업해도 취업이 매우 어렵다. 법으로 정한 장애인 의무 고용률 3%를 지키지 않은 기관과 기업, 단체가 많다.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장애인 의무 고용률 3%를 지키도록 강력한 행정 지도가 필요하고 장애인들에게 맞는 정부기업 또는 민간기업의 하청업체 등을 설립해야 한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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