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할부 비중이 높은 전자제품 전문매장의 경우 충동구매가 사라진데다가 할부 이자에 대한 부담 때문에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사가 대형마트 등 대형가맹점의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중단한 이후 새해 첫 주말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지난 5~6일 매출이 지난해 1월 첫 주말보다 1.6% 감소했다. 고가의 상품군인 전자제품은 20.4% 하락했다.
홈플러스도 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9.8% 하락했으며, 가전제품 매출은 4.7% 감소했다.
롯데마트도 전체 매출이 0.5% 줄었다. 대전지역 대형마트들도 무이자 할부 거래 중단에 대한 매출 감소를 실감하고 있다.
둔산 이마트 관계자는 “의무휴업 실시와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매출이 계속해서 하락하는데다 고객의 90% 가량이 카드를 사용하는데 무이자 할부 중단까지 겹쳐 전체 매출이 하락한 것 같다”며 “고객들의 무이자 할부 혜택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가전제품과 가구 등 고가의 상품은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 입점한 점포들도 매출 감소에 따른 불만을 하소연하고 있다.
한 점주는 “무이자 할부가 갑자기 중단되면서 소비 위축이 가속화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카드사의 횡포에 애꿎은 중소 자영업자에게 피해가 돌아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자제품 전문매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할부 비중이 높은 만큼 소비자들이 이자 부담에 구매를 꺼리기 때문이다.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고가의 전자제품 특성상 할부 비중이 높아 필요한 제품이 아니고는 충동구매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소비자들의 무이자 중단에 대한 이의제기가 쇄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백화점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고객의 80% 가량이 백화점 자체 제휴카드를 사용, 무이자 혜택을 받는 만큼 매출에 영향이 덜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를 대표하는 체인스토어협회는 협회 차원의 별도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카드사가 불황의 책임을 가맹점에 떠넘기는 격”이라며 “수수료 책정 투명화 등 먼저 실천돼야 할 부분은 배제한 채 무턱대고 무이자 할부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영록ㆍ박병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