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 '유료 운동장' 재학생 뿔났다

인조잔디 시설 운영 논란… “등록금도 내는데” 비난 여론

대전지역 대학들이 재학생에게까지 교내 인조 잔디 운동장을 유료로 빌려줘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들은 학생 편익을 위한 교내시설인데, 돈을 받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먼지 나는 운동장을 인조 잔디로 새롭게 단장했지만, 학생들이 사용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8일 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대학 구내 운동장을 사용하기 위해선 평일 오후 6시 이후나 주말(공휴일)에 사용료를 받고 있는 등 학생들에게 적잖은 부담을 주고 있다.

국립대인 충남대는 평일 일과시간 및 오후 6시 이후는 물론, 주말에까지 시간당 재학생 1만원(일반인 4만원)씩을 받고 있다.

한남대도 1만원(일반인 6만원), 대전대는 3만원(2시간 기준ㆍ일반인 6만원)씩을 각각 받고 있다.

대전대는 오후 8시 이후 조명 사용이 제한돼 재학생들이 운동장을 아예 이용할 수 없다.

이도 모자라, 충남대는 조명 비용을 1만원(일반인 2만5000원), 한남대는 2만원(일반인 4만원)을 추가로 받는 등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주말에는 조기 축구회 등 일반인들의 장기간 계약으로 재학생들의 운동장 이용이 쉽지 않다.

때문에 정작 학교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재학생들은 불만이 클 수 밖에 없다.

재학생들은 학교 내에서 축구 등 스포츠를 즐기려면 운동장 이외엔 장소가 마땅치 않다.

운동장 이용은 적어도 사용 일주일 전에 예약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요금까지 내야하기 때문에 마음 놓고 운동을 즐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대 학생 정모(24)씨는 “등록금에 교내시설 이용 부분도 포함되는 게 아니냐”며 “학교가 학생들 돈으로 운동장을 만들어 돈벌이를 하는 것 같다”고 운동장 유료화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한남대 안모(25) 학생은 “수업이 끝난 후 운동을 하기엔 조명 비용까지 추가돼 이용이 꺼려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무분별하게 개방할 경우, 인조 잔디가 훼손돼 사용료를 징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충남대 관계자는 “사용료를 운동장의 보수공사와 인조 잔디 관리에 쓰고 있다”며 “사용료를 받지 않으면 운동장을 관리ㆍ유지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