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대전 A고교에서 발생한 교과서 도난사건과 관련, 학교 측이 교과서 재구입 비용을 요구해 학부모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사건 발생 초기부터 쉬쉬하며 숨기기에 급급해 하는 등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에 이어 책임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도난사건 축소 의혹=서구 관저동 A고교는 교과서 도난사건이 발생하자, 사건 감추기에 급급했다는 게 학부모 측의 주장이다. 학교는 도난사건도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았고, 취재 및 경찰수사가 시작된 지난 7일 교육청에 뒤늦게 보고했다. 도의적 책임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 등에 따르면, 학교 측은 취재 초기 분실피해가 3개반에 200여권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후 취재 및 경찰신고 후 2학년 5개반, 교과서만 627권으로 잠정집계됐다고 교육청에 전달했다.
학부모 측은 한 학생이 분실한 교과서만 10여권, 참고서, 노트까지 더하면 피해는 모두 1000여권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건 초기 정확한 피해조사도 안 했다는 것이다.
학부모 B 씨는 “언론취재, 경찰수사가 시작되자 부랴부랴 재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분실교과서를 학교에서 일괄구매한다며 학생들에게 교과서비용을 선납, 추후 보상협의한다고 했다. 어이가 없다”며 분노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우선 학교 측에서 교과서를 이른 시일 내 구입해 학생들에게 배분, 학생들 신학기 학사일정에 차질이 없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경찰 트럭용의자 추적=경찰은 CCTV에서 확인된 여학생 2명과 트럭운전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트럭운전자가 고물상 트럭일 것으로 추정하며 관련 업체를 확인 중이다.
학교에서 책을 운반했던 여학생 2명은 해당 학교나 다른 학교 학생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학교 측은 자체적으로 CCTV를 확인했지만, 학생신원은 확인하지 못했다는 게 경찰관계자의 설명이다.
경찰은 CCTV 화소가 떨어져 차량 번호판, 용의자 신원이 노출되지 않아 수사에 애를 먹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시기도 지난해 12월 22일 발생, 범죄발생 시 초동수사에 나서지 못한 점도 수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트럭은 폐지를 거둬가는 고물상으로 추정된다. 범인을 검거해야 정확한 범행동기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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