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강창희 국회의장

[중도초대석]강창희 국회의장

삼권분립원칙의 최종목표는 견제ㆍ균형 통한 국민행복 증진 과학벨트 부지매입비 차질없게… 10%내외 우선편성 노력 중

  • 승인 2013-01-08 13:57
  • 신문게재 2013-01-09 11면
  • 대담ㆍ정리=박기성 논설위원대담ㆍ정리=박기성 논설위원
[중도초대석]강창희 국회의장

지난해 7월 2일 충청권 인사로는 처음으로 국회의장에 취임해 충청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강창희<사진> 의장이 본보와의 신년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의 소회를 비롯해 새해의 다짐 등을 털어놓았다. 지난 6개월 동안의 국회의장직 수행에서 그는 주변인들로부터 정치적 균형감각이 돋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이제 2013년 계사년(癸巳年) 한해가 시작되는 때에 강창희 의장으로부터 올 한해의 국회운영 방안과 정치적 소견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2013년 새해에는 새로운 생각을 갖고 제 19대 국회를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운영해 반드시 '파행 없는 국회', '민생국회'를 실현함으로써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강 의장은 본사와의 신년 인터뷰 자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파행없는 국회'와 '민생국회'를 그는 강조하고 나섰다. 이어 그는 지난 6개월을 되돌아보며 “여야 모두 민생을 외쳤지만 시간적 한계와 여건상으로 산적해 있는 민생문제를 해결하는데 역부족이었다는 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19대 국회가 개원되고 잡음은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아직까지 여야 간 큰 충돌없이 지금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국회가 선진화 길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하면서 점진적인 국회선진화를 통해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의장은 지난해 출입기자 또는 지인들에게 보낸 연하장에 시 한편을 새겨 보냈다. 다름아닌 김종삼 시인의 '평화롭게'라는 제목의 시다.

'하루를 살아도
온 세상이 평화롭게
이틀을 살더라도
사흘을 살더라도 평화롭게

그런 날들이
그날들이
영원토록 평화롭게'
강 의장이 얼마나 평화로운 국회를 꿈꾸는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 국회의장으로 한 해를 보낸 소회는.
“지난해 7월 대법관 후보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해서 여야간에 의견 차이로 인해 그 처리가 불투명한 상태였다. 임명동의안을 종전과 같이 처리했다면, 국회가 파행될 수도 있었겠지만, '여당에는 한번 묻고, 야당에는 두 번 묻고, 국민에게는 세 번 묻는다'는 원칙에 입각해서 안건을 처리해서 큰 문제없이 해결됐다. 즉, 임명동의안을 성급하게 상정하기 보다는 한 템포 늦추고 국민의 여론을 지켜보니 후보자가 여론에 따라 자진사퇴했다. 위 임명동의안의 예가 국민에게 세 번 묻고 국민에게 귀 기울여서 국회를 운영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19대 국회가 개원되고 잡음은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아직까지 여야간 큰 충돌없이 지금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국회가 선진화 길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하면서 점진적인 국회선진화를 통해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새해의 각오와 다짐 또는 국회 운영 방안은 .
“2012년 하반기에 정치인과 많은 국민의 관심은 대통령선거에 있었다. 여야 모두 민생을 외쳤지만, 시간적 한계와 여건상으로 산적해 있는 민생문제를 해결하는데 역부족이었다는 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2013년에는 새로운 생각을 가지고 제19대 국회를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운영해 반드시 '파행 없는 국회', '민생국회'를 실현함으로써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받도록 하겠다.”

-새정치를 위해 국회가 노력해야 할 사항은.
“새정치는 싸움하지 않는 국회, 상생국회, 당리당략이 아닌 민생을 먼저 챙기는 국회, 국회의원이 특권을 내려놓는 국회, 국회의원부터 법을 지키는 국회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국회를 실현하기 위해서 국회는 국회쇄신특위를 구성해서 법과 제도를 고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행법과 제도를 잘 지키고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국회의장으로서 국회를 원만히 운영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예컨대,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경우, 원내대표를 불러서 논의하고 있다. 그들이 의장실로 안 오면 내가 그들 방으로 가서 논의하는 등 적극적으로 중재해서 문제를 풀고 있다. 그래도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여론의 힘을 빌려 해결하고 있다. 쟁점이 큰 민생법안의 경우 시간을 끌어 여론을 잘 환기시키면 여당이건 야당이건 여론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아무리 큰 쟁점 사안의 경우도 국회 파행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를 정리해 본다면.
“지난 선거에서 나타난 특징은 국민대통합, 경제민주화 및 복지 등 민생정치의 실현, 그리고 정치쇄신이었다. 여야 후보 모두 세부적인 정책에서는 약간의 차이를 나타냈지만, 포괄적인 면에서는 같은 목소리를 냈다고 본다. 따라서 차기 정부는 그러한 측면에서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민주통합당 후보의 지지율도 48%에 달했던 만큼 국민대통합 측면에서 그를 지지했던 유권자를 끌어안을 정책 추진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새 대통령 시대의 과제와 전망은.
“차기 정부의 과제는 정치쇄신과 국민대통합, 침체된 경제회복과 복지증진, 경제민주화 등을 통한 양극화 해소, 청년실업문제 해소와 가계부채 문제 해결, 아픈 과거사의 치유 등으로서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 과제해결을 위해 대통령 당선자가 그 문제 해결을 위한 공약을 많이 발표했고, 대통령 당선인이 '약속을 잘 지키는 정치인'으로 인식돼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공약이 잘 이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현재 경제 여건이 좋지 않고, 계층간ㆍ세대간ㆍ지역간 갈등의 골이 깊으며, 주변국과의 경제ㆍ외교 역학관계가 복잡하다는 점을 고려해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여야와 국민 모두가 애국심으로 똘똘 뭉쳐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면 어려운 난제가 쉽게 풀리고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국회와 새 정부 간의 바람직한 관계는?
“삼권분립원칙은 국가권력의 작용을 입법ㆍ행정ㆍ사법의 셋으로 나누어, 각각 별개의 기관에 이것을 분담시켜 상호간 견제ㆍ균형을 유지시킴으로서 국가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려는 통치조직원리다. 이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삼권분립원칙의 최종목표는 그 견제와 균형이 아니라 그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나아가 국민의 행복을 증진하는데 있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국민의 기본권과 행복을 증진하는지 여부에 따라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반대할 것은 반대할 것이다. 반대할 사안의 경우에도 정부 및 국민과 충분히 교감한 다음에 이를 수정ㆍ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국가 균형발전에 대한 견해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매우 큰 화두였다. 경제민주화 정책과 복지정책의 목적은 국민이 골고루 잘사는 국가를 만들어 결국에는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국가균형발전도 국민이 골고루 잘 살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고, 경제민주화 및 복지와 최종 목적이 같은 것이다. 우리나라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가 국민대통합인데, 그 전제 조건 중의 하나가 국가균형발전이라고 생각한다. 그 만큼 국가균형발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새정부에서 충청권 인사의 등용에 대한 예측과 바람은.
“대통령 당선자가 '능력에 따른 대탕평인사'를 강조한 바 있으므로 충청권 인사의 기용도 그러한 측면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도 다른 선거에서와 마찬가지로 '충청권 표심'이 곧 '민심의 바로미터'또는 '전국 민심의 축소판'이라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곧 충청권 표심을 얻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어느 정부나 정당도 인사 기용에 있어서 충청권 민심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충청권 표심을 고려한 대탕평 인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도청이전 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전망과 지연 사유는.
“지난해 11월에 발의된 해당 법률안은 11월13일 국회해양위원회에 상정돼 현재 심사 중에 있다. 지난 정기국회가 연말 대선과 겹쳐 예산안과 법안 심의 등 국회 일정이 늦어짐에 따라 법안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충청권을 비롯한 많은 의원들이 특별법 개정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조속한 시일 내에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학벨트 부비매입비 문제의 해소 방안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부지 매입비는 약 70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중 10% 내외를 우선 편성해서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서해안 유류 피해 보상 문제에 관한 국회 차원의 해결방안은.
“허베이스피리트호의 사고가 발생한지 5년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까지 피해주민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피해주민에 대한 보상을 확대하기 위해 국회는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태안유류피해대책특위'를 구성하여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고, 지난해 11월에는 '삼성중공업 지역발전기금 출연관련 협의체'를 구성해서 삼성중공업이 지역발전 특별기금에 출연할 금액 규모 등을 논의하고 있다.”

-임기 중 꼭 실천하려는 가장 핵심적인 일은?
“파행없는 국회, 몸싸움 없는 국회를 실현하여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국회, 선진화된 국회를 만들고 싶다. 국회의원의 특권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도록 해 국회의원의 권한남용 문제 등을 해소함으로써 국회의원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도록 하겠다.”

●강창희 의장은 누구…

64년 헌정사상 처음으로 충청출신 국회의장이 된 강창희 의장. 그는 대전 중구가 지역구인 6선의 중진이다. 군인 출신이면서도 충남대 총장을 지낸 부친의 영향으로 원만하고 합리적인 성격이라는 평을 듣는다.

제5공화국 출범을 앞두고 육군 중령을 예편해 민주정의당 창당에 참여했다가 1983년 11대 전국구 의원직을 승계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1995년 자유민주연합에 합류했으며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2001년 자민련 부총재를 지낼 당시 새천년민주당 국회의원을 빌려 원내교섭단체를 만들기로 한 김종필 총재의 '의원 꿔주기'에 반발했다가 당에서 제명을 당할 정도로 원칙을 중요시하는 면도 있다.

한나라당 입당 후 최고위원까지 올랐지만 17대 총선에서 탄핵역풍과 세종시를 등에 업은 열린우리당의 충청권 지지도가 급상승하면서 권선택 전 의원에 밀려 석패했다. 18대 총선에서도 충청권에서 자유선진당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또 다시 권 전 의원에게 패해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19대에서는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원유세와 충청권의 새누리당 바람에 힘 입어 42.73%의 득표율로 권 전 의원을 여유있게 따돌리며 설욕에 성공했다.

▲1946년 대전 ▲대전고 ▲육군사관학교 ▲경남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명예박사 ▲육군 중령 ▲국무총리 비서실장ㆍ제1대 과학기술부 장관 ▲한나라당 최고위원ㆍ새누리당 대전광역시당 위원장 ▲11ㆍ12ㆍ14ㆍ15ㆍ16ㆍ19대 국회의원

대담ㆍ정리=박기성 논설위원 happy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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