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첫 신병 입영일인 7일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입영자들이 가족들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논산=손인중 기자 |
계사년 새해 첫 입영장은 전국 곳곳에서 몰려든 입소 장정들과 가족, 친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여자친구를 꼭 껴안은 장정부터 친척들까지 찾아온 이들까지 저마다 입소 전 일행들과 얘기꽃을 피우느라 분주했다.
광주에서 온 오정한(24)씨는 부모에게, “몸 건강히 잘 다녀와서 멋진 남자로 거듭나겠다”며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부친인 오선탁(53)씨는 “부모의 품을 떠나 어른으로 성장했다고 생각돼 무척 대견스럽다”며 아들을 자랑했다.
입영장에는 부모의 걱정에 입소 의지가 흔들릴까 홀로 입영장에 온 장정도 많았다.
이원인(21·서울) 씨는 “부모님이 걱정할까봐 혼자 왔다”며 “막상 입대하게 됐다는 사실이 착잡하지만,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열심히 훈련받겠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입소한 장정들도 적지않았다. 부산에서 온 박준형(21), 정정현(21)씨의 훈련소 가는 길에는 10여명의 중·고교 친구가 동행했다.
친구들은 두 사람에게, “꼭 연락해라”며 준비한 선물을 전했다.
이 자리에는 정씨의 여자친구도 함께했다. 그녀는 “남자친구는 군 생활 잘해서 다시 만날 때 더욱 멋진 남자친구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남자친구에 대한 기대와 애정을 과시하는 등 입영장은 떠나는 이와 보내는 이의 아쉬움으로 떠들썩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연병장에 집합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오면서 입영장은 곧바로 눈물바다가 됐다.
연병장으로 향하는 아들의 뒷모습에 어머니들의 눈가에서는 눈물이 연신 흘러내렸다. 묵묵히 아들을 배웅하던 아버지들은 큰 소리로 아들들의 이름을 부르며 응원했다.
장광열(48·충주)씨는 “건강히 잘 다녀올 것이라 믿는다. 착한 아들인 만큼 자대에서도 선임들과 잘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입영장에서는 최근 불거진 연예 사병들에 대한 성토도 오갔다.
정기자(48·대구)씨는 “아들에게 연예 사병들의 떳떳지 못한 모습이 아닌 성실한 군 생활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입영한 880여명 장정들은 입소대대에서 신체검사와 특기 심사 등을 받고 오는 14일부터 5주간의 훈련 후 야전부대로 배치될 예정이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