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대규모 시설에 비해 전력 사용량이 훨씬 적음에도 유일한 광고 수단인 네온사인 간판을 규제, 손님 감소에 따른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대규모 시설과의 형평성을 주장하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동절기 전력수급 및 에너지 절약 대책에 따라 동절기가 끝나는 다음달 22일까지 계약전력 100~3000KW의 전기다소비 건물과 연간 에너지 사용량 2000 석유환산톤 이상인 476개 에너지 다소비 건물에 대해 집중적인 단속이 실시된다.
공공기관 1만9000곳은 실내온도를 18℃ 이하로 유지해야 하고 개인전열기를 사용할 수 없다.
난방기를 튼 상태에서 출입문을 열어 놓고 영업하는 행위도 단속 대상이며 전력 피크 시간대인 오후 5시~7시는 네온사인 사용이 제한된다.
다만, 옥외광고물이 모두 네온사인인 경우는 1개만 가동할 수 있다.
네온사인 간판을 주로 사용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불만은 대규모 시설과의 형평성 문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의 옥외광고물 대부분은 LED로 교체된 상태여서 단속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네온사인 간판이 주요 광고수단인 소규모 자영업자들로서는 불만인 것이다.
중구 은행동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A(45)씨는 “몇년 전부터 손님이 줄어 내부 인테리어도 신경쓸 상황이 안 되는데 간판까지 교체할 여력이 없다”며 “네온사인을 끄라는 것은 장사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B씨도 불만을 터뜨렸다.
지나가는 손님들이 간판을 보고 가게 안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네온을 끄면 장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B씨는 “소규모 자영업자와 대규모 시설과의 전력 사용량은 엄청나게 차이 나지만 정부 조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상당한 피해가 돌아간다”며 “현실을 고려한 대책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외부 간판의 경우 LED로 대부분 교체가 완료돼 문제될 게 없지만 실내 난방온도 때문이다. 출입문과 가까운 지하층과 지상 1층의 경우 난방 공조기를 가동해도 정부 지침인 20℃는 고사하고 10~15℃까지 낮아지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경우 지하층의 난방 온도를 20℃로 맞출 경우 지상으로 올라갈수록 급격히 더워지기 때문에 온도 조절이 쉽지 않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일부 쇼핑객은 추위에 불만을 표출하지만 대부분이 정부 시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어 이해한다”며 “지하층 직원들은 추위 때문에 고생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