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은 사건이 발생한 지 17일이 지난, 7일 경찰에 신고해 학부모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물론 학교와 교육청도 교과서를 왜 훔쳐갔는지에 대해서는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A 고교와 대전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오후 3시 30분께 용의자 2명과 트럭 1대가 교내로 진입해 교과서 등 수백여권을 훔치는 절도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트럭은 학교에서 1시간여 정도 머물렀던 것으로 CCTV에서 확인됐다. 하지만, CCTV 화질까지 떨어져 정확한 범인 윤곽, 차량번호는 확인할 수 없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말이다.
피해자는 2학년 3개반 학생 100여명이다. 1개반에 100여권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500권이 넘을 수 있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말이다.
학부모들은 학교 측의 늑장대응 등에 강하게 반발했다.
학부모 B 씨는 “3학년 교과서 전부, 노트 등 10권 이상 도난당했다. 중요한 시기에 교과서가 없어졌는데, 학교 측은 쉬쉬하기만 했다”고 성토했다.
학교 관계자는 “경비업체와 교과서 배상 여부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CCTV가 있어 경비업체에서 절도범을 찾을 줄 알았다. 화소가 떨어져 어렵다는 견해를 듣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늑장대처 논란 속에서도 교과서가 도난당한 배경에 대해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중고카페 등 온라인을 통해 교과서를 매매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해당 학교가 외진 곳에 있는데다, 대규모 절도를 위해 트럭까지 동원한 것은 계획적인 범행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중고사이트에서 판매, 고물상에 폐지판매, 학교불만 등 가능성을 두고 다각도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차원에서 수습하기엔 규모가 너무 큰 사건”이라며 “일선 학교에 대처 매뉴얼 등 관련 사항을 전달해 예방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수 기자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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