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장학사 시험은 1차 논술 시험을 통해 2배수를 추린 뒤 2차 면접을 거쳐 최종 선발자를 가린다.
대전시교육청 역시 비슷한 과정으로 장학사를 선발한다. 이 때문에 일선 교원들은 자칫 1차 관문인 필기시험에서 '올인'할 수밖에 없다.
일단 붙고 보자는 식의 생각 때문에 부정의 소지가 싹튼다는 게 교육계의 지적이다. 선배 장학사를 따라다니며 정보를 캐내는 것은 물론 인터넷상에 떠도는 '족보' 입수에 사활을 건다. 시험이 임박하면 정보의 위력은 대단하다.
이번 사건처럼 금품을 동원해서라도 '고급 정보'를 얻으려 하는 부정행위가 만연하는 것은 이같은 구조에서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전문직 시험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1차 시험을 일률적인 시험이 아닌 교원 재직 시 인성과 근무 성적, 평소 동료 교사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전 모 교장은 “일부 교사의 경우 수업은 뒷전이고 자신의 승진에 필요한 장학사 시험에만 몰두하는 경우가 있다는 소리를 심심치 않게 들린다”며 “이럴 경우 폐해는 곧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험지 유출 등의 부작용을 막고 교사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전문직 선발을 시험보다는 여러 가지 잣대로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전 정보 유출 차단을 위해 전문직 시험 출제위원 가운데 외부인사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충남교육청은 타 교육청 일부 인사를 빼고는 현직 장학사 또는 장학사 경력이 있는 교장 등으로 출제위원을 구성하고 있다.
대전교육청도 외부인사가 전문직 시험 출제위원으로 포함되는 사례는 드물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출제위원 격리에 상관없이 사전 정보 유출 우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학연과 지연으로 얽히고 설켜, 한 다리 건너면 '형님ㆍ아우' 하는 교직 사회에서는 선후배를 총동원, 예상 문제를 뽑아내는 이른바 '장학사 컨설팅'이 성행할 수밖에 없다.
현 교직사회와 연결고리가 적은 외부 인사를 출제위원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전문직 시험 제도를 뜯어고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하지만, 수사당국의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 이와 관련해 개선할 점이 있으면 앞으로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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