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의 전문직(장학사) 선발 시험 문제 유출 의혹 사건이 교육계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 때문에 김종성 충남교육감이 휴일인 6일 교육청에 나와 부교육감, 교육정책국장, 관련 과장들에게 사건 발생 경위 파악을 긴급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직 시험 뭔가=일반 교원이 장학사가 되기 위해 치러지는 시험을 말한다. 응시는 15~17년 이상의 일선 교사들만 할 수 있다.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초등은 남자 75명ㆍ여자 50명, 중등은 남자 106명ㆍ 여자 29명 등 모두 260명의 전문직이 근무하고 있다.
충남은 지난해까지 모두 24회째의 시험을 치렀다. 준비 기간만 5년 이상 소요될 만큼 교육계의 '또 다른 고시'로 불리고 있으며 '7수' 이상을 한 교사들도 상당수에 달할 정도로 합격이 어렵다.
이번에 문제가 된 시험은 지난해 5월 실시된 전문직 전형이다.
초등 20명, 중등 19명 등 모두 39명의 장학사가 합격했고, 평균 4.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시험은 전문직전형평가위원회가 주관했고, 위원장은 교육정책국장이 맡았다. 위원은 교육청 내부에서 3명, 외부 3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됐다. 출제위원은 교장, 교감을 비롯해 최근에 전문직 시험에 합격한 장학사들이 많이 들어간다.
초등과 증등으로 나뉘어 각 각 3~5명 가량이 출제 위원이 된다.
통상 10~15일간 출제위원은 합숙 출제를 하며 외부와 격리된다.
1차 면접 시험은 장학, 인사관련 등 3~4개 분야에서 대략 6개 안팎의 논술 문제가 제시되며 1차에서 2~3배수의 합격자를 추린 뒤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가 확정된다.
▲장학사는 승진 보증 수표(?)=장학사 선발 비리는 서울교육청에서 2010년 발생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서울의 C고 교장 장모(59)씨가 부하 장학사 임모(50)씨로부터 2600만원을 상납받아 다시 자기 상급자였던 A고 교장 김모(60)씨에게 2000만원을 전달하게 한 혐의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번 충남사건이 서울교육청 장학사 선발 비리사건과 유사하지 않을까 하며 수사를 확대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에서 고위층과 인맥을 쌓을 수 있어 원하는 학교의 교장과 교감으로 전보 내지 승진이 용이하다. 교육계에선 장학사를 '고속 승진을 위한 루트'라고 말할 정도다.
교육계에선 전문직 시험은 경쟁이 치열한 만큼 시험이 끝나면 항상 누가 누구를 밀어준게 아니냐는 루머가 퍼지는 등 후유증이 만만치 않았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중등의 경우, 교장ㆍ교감 승진 문호가 초등보다 좁아 경쟁률이 더 높고 말들이 많다는 게 교육계의 전언이다.
▲충남 교육청 어수선=이번 사건은 2개월전 부터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충남교육청 인사 담당 장학사의 컴퓨터를 압수 수색하면서 충남 전역으로 수사 범위를 넓힌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은 당시만 해도 자체 점검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봤다. 그러나 지난 주말 사건이 불거지자, 교육계 안팎에선 자체 감사 기능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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