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요람은 언제 짓나?
정부가 내년 예산에 과학벨트 부지매입비를 반영하지 않아 과학벨트 컨트롤타워인 기초과학연구원 건립도 차질이 우려된다.
기초과학연구원은 과학벨트에 세워질 연구조직으로,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거점을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대학이나 정부 출연연구소들이 담당하지 못했던 중대 규모의 기초과학 연구를 담당, 세계 수준의 기초과학연구를 바탕으로 노벨상 도전에 나서는 전초기지 역할이 부여됐다.
선진국보다 출발이 늦은 기초과학연구원은 유성구 신동, 둔곡동 일원 369만 9359㎡(약 110만 평)에 본원과 연구동, 중이온가속기 관련시설, 국제회의실 등을 과학벨트 1단계 사업이 끝나는 2017년까지 짓는 것이 목표다.
올해 예산에는 설계비만 감리비 248억 원만의 예산만 편성됐을 뿐 거점지구인 신동ㆍ둔곡 부지 매입을 위해 70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예산은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당초 거점지구 개발사업 추진 일정은 부지매입비가 확보되면 올해 안에 토지ㆍ지장물보상을 시행하고 하반기부터 기반조성공사를 시작해 2016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부지매입비가 편성되지 않아 토지와 지장물 보상을 위한 계약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는 등 부지매입비 납부 주체와 시기 등이 확정되지 않아 사업 첫 단추인 토지 보상은 올해 안에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로 인해 기초과학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설립이 늦어지는가 하면, 본원에 설립할 예정이었던 15개 본원연구단 구성도 늦어지고 있다.
본원연구단과 외부연구단 등 50개 연구단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기초과학연구원은 지난해까지 모두 16개 연구단을 구성했지만, 본원연구단은 1개만 선정했다.
집이 없는데 살림살이를 먼저 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본원 건물이 없어 유성구 전민동 KT연구소를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기초과학연구원은 본원연구단 선정을 늦출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처럼 부지매입비를 확보하지 못해 사업에 차질이 예상되지만 교과부는 세부 일정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사업 1단계가 종료되는 2017년까지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과부는 올해 확보된 기초과학연구원 설계비 248억 원을 기획재정부 사업계획적정성 검토가 이뤄졌고, 기초과학연구원 규모 등이 확정되는 타당성 심사가 끝나는 상반기 중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부지는 확보되지 않았지만, 예상부지를 대상으로 설계를 우선 진행한다는 복안인 셈이다.
대덕특구 내 관계자들은 “부지매입비가 확보되지 않아 전반적인 사업일정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기초과학 연구 분야 선진국에 비해 뒤 늦은 출발을 한 기초과학연구원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부지매입비 확보가 과학벨트 성공추진의 첫 걸음이다”라며 정부의 강력한 추진을 요구했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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