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만 쓰세요” 대학가 단기임대 성행

방값 아끼려 제 3자에 빌려줘… 집주인 몰래계약 효력없어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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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김모(25)씨는 방학 아르바이트를 하고자 대학 기숙사에서 나왔다. 살 곳을 고민하던 김씨는 인터넷에서 이모(26)씨를 만나, 이씨가 집을 비우는 두달 동안 이씨의 집에서 지내기로 했다. 물론, 두 달치 월세는 김씨가 내는 조건이다.

하지만, 김씨는 이씨의 원룸에 입주한 지 11일만에 쫓겨났다.

집주인이 자신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해 김씨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방을 비워줘야만 했다.

지역 대학가에서 단기 원룸을 임대했다가 낭패 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집주인의 동의 없이 세입자끼리의 계약은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자취하는 대학생들은 방학에 고향에 가거나, 외국여행 등을 이유로 집을 비우는 동안 대신 방값을 내고 거주할 사람을 찾고 있다.

이들은 방학기간 30만~40만원대 월세를 부담하는 어려워 학교 홈페이지나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원룸을 단기 임대하기 위해 희망자를 모집한다.

말 그대로 '돈' 때문이다.

치솟는 등록금에다, 월세와 생활비 등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이런 편법까지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대학생들의 이런 몸부림이 또 다른 고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집주인과 임대 계약을 맺은 당사자는 제 3자에게 집을 임대 시 집주인의 동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집주인의 허락 없이 그들만의 거래를 통해 방을 빌려주고 있다. 결국, 들통나 대학생은 상당한 금액의 월세를 날리는 것이다.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년 방학마다 몇 차례씩 집주인과 임대자, 재임대자 사이에서 동의 없이 추진된 계약을 놓고 갈등을 빚는 경우가 종종 있다. 돈을 아끼려는 건 이해하지만, 자칫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