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종합병원 유치 과정에서 서울대병원과 충남대병원을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섰다.
최근 서울대병원 유치에 발벗고 나섰지만, 한쪽에서는 충남대병원이 세종시 안착을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빠른 인구유입을 통한 도시의 안정적 성장'에 서울대병원급 유치가 절실하다는 의견과 지역 거점 병원 육성을 통해 수도권 의료산업 집중을 해소해야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본보는 5회에 걸쳐 각 기관별 입장을 조명하고 전문가 의견을 통해 선택의 기로에 놓인 세종시 종합병원 유치에 대한 최선의 방향은 무엇인지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중앙행정기관 1단계이전 완료와 함께 본궤도에 진입한 세종시가 명품도시에 걸맞은 병원 유치를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세종시가 지난해 12월 25일 서울대병원 분원 유치의 전 단계로 응급의료센터 개설에 나선 가운데, 다음날 한쪽에서는 충남대병원과 행복도시건설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간 응급의료센터 설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서 비롯됐다.
지난해부터 세종시 진출에 공을 들인 충남대병원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아 대책마련에 나섰다. 서울대병원 유치 시 '지역환자의 수도권 유출 가속화'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시는 안정적인 인구유입을 통한 도시성장에 명품 교육 및 의료여건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대원칙을 세웠다.
이를 토대로 연초까지 이어진 정기국회에서 서울대 응급의료센터 유치예산 40억여원 반영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충남대병원의 조직적 반대로 좌절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측간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다.
서울대병원 유치 및 양해각서 체결 과정에서 세종시 건설의 '삼두마차' 행복청과 LH, 세종시간 공조 노력이 빠진 모양새도 병원유치에 혼선을 주고 있다.
결국 이 같은 논란은 2030년까지 세계적인 명품 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에 적합한 병원 모델이 무엇이냐로 확산되고 있다.
시는 2015년까지 정부부처 이전과 함께 수도권 인구 5만여명이 자리잡기위해서는 네임벨류가 있는 의료기관 유치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내려온 이들이 상당 기간 수도권 의료기관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빠른 정착을 위해 서울대병원급이 자리잡아야한다는 주장이다.
충남대병원 진출도 적극 환영하지만, 지역환자의 수도권 유출문제 제기에 앞서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에 반해 충남대병원은 지난해 하반기 종합병원 부지 입찰 참가에서 보듯이 수도권 병원들이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을 때 자체 예산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점을 인정해달라는 입장이다.
자체 예산 30억원을 들여 응급의료센터 설치에 나서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정부가 ‘지역환자의 수도권 유출’ 문제 해결에 발벗고 나선 것과도 역행하는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상당수 시민들은 서울대병원을 갈망하고 있지만, 정작 서울대병원측이 관망하고 있는 점도 딜레마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세종시 성장’과 ‘지역병원 안정화’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모습으로, 양측 주장 모두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며 “세종시와 행복청, 충청권 3개 시·도 및 지역병원간 한 자리에 모여 합리적인 상생발전안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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