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지적장애인을 비롯한 장애인 스포츠 인프라가 태부족이라는 지적은 진작 나왔다. 그럼에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6대 광역시는 물론 웬만한 기초단체들은 장애인체육을 장려하기 위한 관련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대전만 이와 관련한 조례가 없다.
대전과 시세가 비슷한 광주만 해도 2009년 5월 ‘장애인체육 진흥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이 조례는 체육활동 권장, 장애인 보호와 체육활성화를 위한 시설 설치, 동호회 육성을 위한 예산 지원 등을 담고 있다. 우수선수 발굴 및 체육지도자 육성, 장애인체육 진흥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도 진행할 수 있도록 명시해 놓고 있다.
부산과 인천, 울산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장애인체육 진흥 조례를 별도로 제정해 장애인 체육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대구는 체육진흥 조례 안에 장애인체육 분야를 넣어 지원한다. 이들 광역단체뿐이 아니라 경기도 수원시와 안산시 등 기초단체들도 장애인 체육 진흥조례를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체육 진흥 조례가 꼭 필요하냐는 반문이 나올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법과 제도를 만들어 놓아도 현장에서 따라주지 않으면 헛일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 것도 부당한 차별로 규정하고 있다. 체육과 관련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체육시설에는 장애인을 도울 보조인력을 배치하도록 돼 있다. 과연 보조인력을 배치한 시설이 얼마나 되는가.
조례가 아니라 실천이 문제라는 지적에는 동감한다. 그러나 지역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지원 근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조례가 있어야 실효성이 있다. 장애인들이 집밖으로 나와 마음껏 운동할 수 있도록 시설과 지원체계를 확충해야 한다. 대전시의회는 조례로 이를 뒷받침해줘야 하겠다. 장애인이 ‘보통 시민’으로 살 수 없는 도시가 ‘살기 좋은 도시’일 수 없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