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동유는 픽셀 모자이크 회화기법으로 팝아트 미학을 자신의 예술철학으로 흡수하는 것은 물론, 대중 예술로서의 팝아트에 깊이와 상상력을 더한 스타 화가다. 2006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현존하는 한국작가로는 최고금액에 작품이 낙찰되어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성곡미술관, 삼성미술관, 뉴올리언스 미술관 등 내로라하는 국내외 미술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모교인 목원대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새해가 밝았다. 새 대통령이 선출되었고, 모두 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2013년을 맞이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일상으로 다시 돌아와서, 언제 새해가 밝았는지 새해 첫 날의 느낌은 뒤로 한 채 일상을 바쁘게 살아갈 것이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을 실천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고 삶이 치열하거나 외로워 해가 바뀐 것을 느끼지도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신년을 맞이하여 어떠한 책을 읽을까 고민을 해보았다. 그 때 눈에 띈 책이 바로 『그림꽃, 눈물밥』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우리 지역 대학인 목원대 김동유 교수의 에세이다. 이 책은 단순히 역경을 이겨내는 한 미술가의 성공 스토리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일종의 읽기 편한 자기계발서로 볼 수 있는 책이다. 더구나 그의 작품들을 함께 실어 놓았기 때문에 눈까지 즐겁다.
사실 지난 한 해 동안 많은 사람들의 에세이가 출간되었는데, 특히 이 책이 독자들의 눈길을 끌고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데에는 꾸며지지 않은 솔직 담백한 그의 인생 이야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책은 일반인들은 절대 넘어설 수 없는 대단한 위인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배고프고 고집스러운 한 예술가가 그의 삶을 마치 동네 소주집 혹은 그의 작업실에서 소주 한 잔 걸치며 편하게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다.
솔직하고 담백한 말투로 지난 그의 인생 이야기를 해주고 있지만, 담담한 말투와는 달리 그의 인생사는 매우 치열했고 좌절의 연속이었다. 그 치열함을 그의 주변, 심지어 가족들조차도 이해하지 못했다. 사실 먹는 것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 가장이 언제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작업에 몰두하는 일은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일이다. 아내에게 생계를 맡기다, 아내마저 병에 들어 수입이 없어지자 전재산 500만원을 가지고 논산의 한 축사로 가족이 이사를 가서 생활을 했다는 회고의 장면이 나오면, 그의 아내와 한창 사춘기일 때의 딸이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눈에 선할 정도였다. 어쩌면 지방 대학을 나온 가난한 화가에게 그림 그리는 '작업'이라는 것은 '예술'이라는 거창한 단어로 표현된 '잔인함'이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이 고집쟁이 작가는 끝내 성공을 이뤄냈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공의 덕목 중 '끈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남보기에 좋은 일, 남보기에 좋은 차를 타기 위해 대부분의 끈기를 발휘한다. 그 과정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과정을 거치는 사람도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은 나태해지거나 어려운 순간에 포기하기도 한다.
너무도 흔한 진리지만, 자신의 성공과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오늘 하루의 치열한 '과정'이 중요하다. 유럽의 예술학교들은 지원 학생들의 포트폴리오를 받을 때 단순히 결과물만 나열한 포트폴리오가 아닌 그 작품들을 그리는 동안의 과정들을 담아낸 포트폴리오를 원한다고 한다. 학생들의 열정과 끈기 그리고 그 학생만의 예술의 변화 과정을 평가하고 싶다는 이야기다.
험난하지만 목표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그 인생사, 그리고 그 과정들 속에 녹은 인생의 진리를 담은 이 책은 에세이면서 도록이고 자기계발서다. 더구나 그는 정상급의 스타 작가 반열에 올랐음에도 그 끈기와 인생에 대한 겸손함을 더욱 더 강조하고 치열한 캔버스와의 전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 책의 제목처럼 그의 그림 꽃을 피우게 한 것은 그림을 그리는 그의 과정에서 나온 눈물이 꽃의 밥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도 눈물로 시작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처절한 삶을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공감과 함께 큰 위로와 용기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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