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과 세종을 연결하는 BRT버스 |
<편집자 주>
대전시가 지리적 교통중심도시를 넘어 버스와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이 편리한 중심도시를 향해 나아간다. 그동안 승용차 교통체계 때문에 극심한 차량정체를 빚던 데서 탈피하고 충청권철도망과 세종BRT 등 대중교통 기반을 확충할 기회가 올해 찾아왔기 때문이다. 500m마다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이 있고 한 번의 환승으로 대전시내 모든 곳에 도착할 수 있는 촘촘한 대중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땅 넓은 대전은 대중교통이 취약한 승용차의 도시로 성장해왔다. 대전은 매년 승용차가 1만3000대씩 늘어나 신규 등록한 승용차를 8차선의 도로에 일렬로 줄을 세우면 대전역에서 유성온천역까지 가득 채우는 규모다.
이는 대중교통보다 승용차에 의존하는 교통습관 때문으로 대전시민은 1년에 평균 6528㎞를 운전해 지역에서 소비되는 휘발유는 시민 1인당 연간 33만원씩 부담하는 수준이다. 교통연구원의 분석에서 대전지역 교통혼잡비용은 2009년 기준 1조800억원이며 2010년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25.9%에 불과했다.
▲ 도시철도 활용이 기대되는 호남선 도심구간에 KTX와 무궁화호 열차가 지나고 있다. |
대전은 올해 1993년 엑스포 이후 대중교통망에 가장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대전엑스포를 앞두고 대전과 서울을 잇는 경부선고속도로는 왕복 1차선씩 확장됐고 둔산과 유성 일대의 교통망을 대대적으로 정비해 대전발전 10년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부터 대전시가 추진할 도시철도 2호선, 충청권 광역철도망, BRT광역버스 등은 대중교통 기반시설을 크게 확충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구간(28.6㎞)은 지난달 기획재정부가 한국개발연구원에 의뢰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2019년 개통을 목표로 사업을 착수할 수 있게 됐다. 진잠에서 출발해 서대전네거리, 동부네거리, 오정동, 정부청사, 유성네거리까지 순환형으로 주요 지역을 빠르고 신속하게 연결하게 된다.
여기에 최근 호남선 철도를 활용한 충청권 광역철도망 구축계획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됐다. 애초 2016년 이후 후반기 사업으로 미뤄져 있던 것을 지역적 기대감을 담아 시행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도시철도 1호선과 서대전역에서 교차하는 X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도시철도 2호선과 충청권 광역철도망 대전구간 노선도 |
대전역에서 오정동을 거쳐 세종까지 이어지는 BRT노선은 내년 초 착공해 2015년 개통예정이고 세종에서 반석역을 거쳐 유성복합터미널까지 이어지는 BRT도 2017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대전과 세종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국가적 사업 덕에 대전은 선진화된 대중교통서비스를 제공하는 기회를 맞았다. 또 교통량이 많은 계룡로ㆍ대덕대로ㆍ동서로 중앙차선에 도시형BRT가 추진된다. 유성중학교에서 서대전네거리까지 계룡로 8.9㎞에 2015년까지 도시형BRT를 개통하고 연구단지네거리에서 안골네거리까지 대덕대로에 BRT를 2018년까지 조성한다. 또 도안신도시에서 월평터널을 거쳐 동부네거리까지 동서로 11.9㎞에 도시형BRT를 2019년까지 조성한다.
이러한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2019년까지 BRT버스나 도시철도 또는 충청권철도망을 이용해 대전 어디든 쉽게 찾아갈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대중교통 지향의 도시개발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신도시와 재개발 지역은 도시계획 단계부터 대중교통과 보행자 중심의 교통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대전 어디서나 500m를 걸어가면 버스정류장이나 전철역을 만날 수 있고, 한 차례 환승으로 시내 모든 곳에 접근할 수 있도록 거미줄 같은 대중교통망을 구축한다.
대전시 교통정책과 백영중 과장은 “대전시는 승용차의 수송분담율이 월등히 높고 이에따른 요염물질 배출량이나 에너지소비량, 유지관리비 측면에서 대중교통에 많은 투자가 필요했던 지역”이라며 “국철이나 BRT, 도시철도2호선을 제대로 추진하면 앞으로 100년을 대비하는 도시기반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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