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과학 허브로 '대전의 기적' 창출

대한민국 과학 허브로 '대전의 기적' 창출

둔곡지구 기초과학연구원 건설 국내ㆍ외 연구인력 3000명 유치 20년간 생산유발액 236조원 고용유발 인원 212만명 예상

  • 승인 2013-01-01 17:11
  • 신문게재 2013-01-02 29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과학벨트 대전 신동 둔곡지구 유치
2013년은 대전을 비롯한 대한민국 과학기술계에 중요한 해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국가성장의 패러다임에 변화가 예고돼 있고, 그 중심에는 충청권이 서있기 때문이다.
2017년까지 5조2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과학벨트는 국내 기초과학자들 뿐 아니라 국내 과학자들의 염원을 담고있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기초과학이 사라지고 있는 국내 과학 현실에 무엇보다 중요한 사업이 아닐 수 없다.
<편집자 주>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계획 어디까지 왔나= 정부는 지난해 3월 과학벨트 기본계획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조성작업을 시작했다. 대전 대덕의 신동ㆍ둔곡지구를 거점지구로 선정하고, 기능지구는 천안과 충북 오송을 지정했다.
과학벨트는 거점지구 조성을 비롯한 기초연구 환경구축, 과학기반 비즈니스 환경구축 등 3개 정책과제를 추진해왔다.
거점지구 개발은 과학과 비즈니스, 정주환경이 공존하는 연구거점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거점지구로 선정된 신동ㆍ둔곡지구는 총 369만9359㎡(약110만평)로 중이온 가속기(신동지구)와 기초과학연구원(둔곡지구)이 들어선다.
이명박 대통령이 '꿈의 연구원'이라 지칭한 기초과학연구원에 대한 기대감은 남다르다.
기초과학연구원은 기초과학을 전담으로 연구하게 될 독립법인으로 설립되며, 기초과학연구를 수행하는 연구단 50개를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설치해 3000명 규모로 육성하게 된다.
기초과학 연구소에 국내외 석학에서 젊은 과학자까지 다양한 인재유치를 위한 제도와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며, 2017년까지 500명의 해외 우수인력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대형 기초연구시설인 중이온 가속기 구축은 2017년 가속기 운전에 맞춰 시설을 활용할 이용자 그룹 1000명을 육성하게 된다. 인근 산ㆍ학ㆍ연 연구시설과 장비 공동 활용의 허브가 되도록 한다는 목표다.
모든 과학의 베이스가 될 기초과학연구를 통해 성장엔진을 만들어가겠다는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이 요구되고 있다.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 소장이자 물리학계의 세계적 석학인 피터 풀데(Peter Fulde)교수는 “한국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기초과학 육성정책”이라고 감탄한바 있다.
그는 “현재 정부계획과 같이 진행할 경우 수년 안에 독일과 한국의 R&D투자규모가 비슷해 질 것”이라며 “한국은 적절한 시기에 기초과학분야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먼 미래를 생각해 차분하고 끈기있는 지속적인 우수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초과학에 대해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피터 풀데 교수는 “현실성 없는 기대를 하지마라. 다만, 기초과학에서 첨단과학으로 이어지기까지 수십년이 필요한만큼 조급하게 성과물에 연연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소규모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직까지 기초과학의 베이스 조차 갖고 있지 않았던 국내 과학계에 처음 시도인만큼 장기적인 안목을 주문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과 함께 과학과 비즈니스 교류활성화를 위한 산업시설과 4300가구 1만1000세대가 입주할 수 있는 정주환경도 갖춰진다.

▲새로운 정권, 새로운 가능성= 정부가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준비하겠다던 과학벨트에 정치적 문제가 개입되기 시작했다. 신동ㆍ둔곡지구가 과학벨트로 지정되기까지 과학벨트특별법의 원점 재검토, 백지화 등 여러차례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구지정과 기본계획, 시행계획이 발표됐지만, 현실적으로 이행을 위한 과정들이 순조롭지 못하다.
지난해 말에는 부지매입비 문제가 지역의 뜨거운 이슈였다.
과학벨트 사업의 첫 걸음인 부지매입비를 정부가 단 한푼의 예산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부지매입비의 일부를 대전시가 부담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전시는 공모사업이 아닌 국가 지정 방식으로 추진되는 국가핵심 사업에 지자체가 부지매입비를 분담한 선례가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다소 어려울 것 같은 사업추진이 부지매입비 지원을 공약으로 내세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서 새로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1세기 대전의 기적 이뤄내야= 20세기 개발경제를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이뤄낸 우리나라를 '한강의 기적'으로 불러왔다. 과학의 불모지에 대덕연구단지를 조성하고, 세계의 유명 석학을 한데 모아 과학의 뱅크로 성장하기까지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앞으로 대전은 21세기 과학벨트를 중심으로 한 '대덕의 기적'을 만들어 내야한다. 2009년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과학벨트로 인한 직접적인 파급 효과를 10조원(생산유발 7조원, 부가가치유발 3조원), 고용유발 효과는 7만7000명으로 분석했다.
20년간 파급효과로는 생산유발액 235조9000억원, 고용유발인원은 212만명으로 예상했다. 예상치지만, 예상치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사안임은 분명하다.
대전시 관계자는 “현재의 대덕 특구는 응용기술의 메카로 알려져왔다”며 “과학이 발전하려면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이 함께 발달해야 하는 만큼 이번 과학벨트는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이 한 장소에서 이뤄지는 보기드문 도시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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