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명칭 딜레마는 세종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예정지역과 예정지역 외 지역이 공존하는 데서 출발한다.
세종시는 전 지역을 세종시로 이름 부르지만, 예정지역 만을 관할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입장에서는 행복도시 명칭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각종 홍보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첫마을 아파트와 유성~행복도시 연결도로, 국도1호선 우회 도로, 정안IC 연결도로, 행복아파트, 중앙 호수공원 등 주요 시설물 명칭 앞에는 의례 행복도시가 따라 붙었다.
반면 세종시 홍보 과정에서는 각 명칭에 세종시가 자리잡았다.
통합 세종시가 출범한 상황이지만, 행복도시특별법에 따라 2030년까지 행복도시 건설을 마무리해야하는 행복청은 기관 존립과 위상을 고려할 때 이 같은 명칭부여를 배제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시민 입장에서는 다소 혼동스런 부분이고, 한편으로는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는 예정지역과 외 지역간 균형발전 및 형평성 문제를 고착화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명칭 딜레마를 넘어, 이 같은 업무 프레임상 양 기관간 엇박자도 적잖이 발생했다.
지난해 7월 학교설립 권한이 행복청에서 세종시교육청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외고가 국제고로 변화하면서, 이주 학부모들의 혼선을 초래한 바 있다. 또 대중교통 운영안 추진 과정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나타났다.
행복청은 첫마을 입주민과 중앙 공무원 편의 확대 차원에서 마을버스 운영을 공론화했지만, 올해 3월 전면 개편을 계획한 세종시 반대로 무산됐다.
양 기관간 시설물 이관을 둘러싼 이견도 여전하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세종시는 서울대 응급의료센터 유치를, 행복청은 충남대와 양해각서 체결을 통한 응급의료센터 유치를 하루 간격으로 발표했다.
지난해 하반기 세종-행복 정례협의체가 발족했지만, 아직 정착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이상선 균형발전 지방분권 전국연대 공동 대표는 “최소한 자족적 성숙단계까지는 예정지역과 잔여지역간 상호 보완적 동반발전이 맞았다. 하지만 현재는 2010년 세종시특별법 개정으로 달라진 상황을 맞이했고, 이같은 딜레마를 가져온 것”이라며 “그렇다고 행복도시건설청을 세종시건설청으로 바꾸게될 경우 손해가 더 많다. 무엇보다 상호간 원활한 협력을 전제로, 현재의 역할분담을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는게 맞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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