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규 사회부장(부국장) |
돌이켜보면 2012년 임진년(壬辰年)은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해였던 것 같다. 어려운 경제여건은 모두의 삶을 주눅들게 하고 아프게 했다. 그만큼 계층간의 갈등도 키웠음은 부인하기 힘들다.
여기에 정치불신은 짧은 기간 18대 대선주자였던 '안철수 신드롬'을 만들어내면서 한바탕 광풍이 몰아쳤다. 이러한 정치광풍은 무수한 사회변화를 촉구하며 흑뱀과 함께 새로운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를 눈여겨 보고 있다.
정말 부정부패와 같은 묵은 것을 과감히 도려내고 변화와 혁신으로 희망을 쌓는 새로운 것을 담아낼 지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긍정과 부정의 힘이 문득 생각난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긍정의 힘과 부정의 힘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할 수 있다'와 '할 수 없다'의 논리전개는 궤변이 아닌 이상 인간사회에서 '할 수 있다'가 이길 수밖에 없다.
일례로 무조건 안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가정해보자.
“난 할 수 없어. 무엇을 해도 난 안돼!”
이런 주문을 외우는 상황에서 과연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미리부터 할 수 없고 안된다는 생각속에서 벌인 일이라면, 적어도 손톱의 때만큼이라도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고 벌인 일이라면 너무도 뻔한 결론이 아닌가. 반대로 할 수 있다는 긍정의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라면 그 결론 역시 당연해야 하지 않을까. 안되는 게 없는데, 하면 되는데 결과가 엉뚱하게 나오는 것은 정말 긍정과 부정에 대한 언어유희에 그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이런 전제하에서 긍정의 사고와 부정의 사고를 다시 소통과 불통으로 생각해본다.
소통은 나와의 생각이 비록 극명하게 다를지라도 서로가 설득시키고 이해하면 하나의 생각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는 게 소통이다. 즉 같은 생각, 다른 생각 모두 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소통이 가지는 의미가 상대를 인정하고 언제나 합일할 수 있다는 긍정의 힘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반면 불통은 그 출발부터 할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관계로 나 이외에는 설득도 이해도 필요가 없다.
불통은 자신의 생각이 맞고 틀리고에 상관없이 그 어떠한 행위자체가 무조건적으로 안된다는 입장이 강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생떼에 가까운 주장을 전개하기도 한다.
불통은 또한 반대를 위한 반대로 소통을 빙자하기도 한다. 이는 결론을 정해놓고 상대의 논리를 모두 이해한다면서 부분적으로 안되는 것들만 끌어모아 자기의 주장을 상대에게 강요한다. 즉 겉으론 소통이지만 알맹이는 불통일 수밖에 없다.
교수신문이 정한 올해의 사자성어가 제구포신(除舊布新)이라면 대전시는 집사광익(集思廣益)을 선정, 새해 각오를 다진다. 삼국시대 촉나라 제갈량이 승상이 된 후 수하들에게 이른 집사광익은 여러사람의 의견을 모아 유익한 것들을 취하면 더 큰 효과와 이익이 있음을 비유한 말로 대전시 현안들을 비춰보면 그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편견과 대립이 아닌 이해와 화합으로 널리 이익을 구하자는데 사사로이 딴지를 거는 것은 너무 구리지 않은가.
산적한 현안을 놓고 자기 주장만 내세우며 고집을 부리면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모두의 몫일 수밖에 없다. 과학벨트 조성, 충청권 철도망 조기구축, 유니온 스퀘어, 엑스포재창조 사업 등등. 오직 시민들의 지혜로운 총의만이 대전의 번영을 가져올 수 있다.
어려운 여건하에서 나은 미래를 약속하고 윤택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긍정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부정스런 묵은 것들을 과감히 떨쳐내고 밀레니엄의 열띤 환호를 다시 한 번 담아내면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기대하는 제구포신(除舊布新). 끊임없는 자기노력과 상대를 포용하면서 편협과 대립을 이겨내고 이해와 화합을 이끌어내 모두의 이익으로 돌리는 집사광익(集思廣益).
긍정의 힘만 있다면 이루지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새해아침을 맞아 긍정의 힘이 넘치는 한 해이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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