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는 “졸업생 상당수가 전공과가 있는 특수학교에 진학하는 것도 당장 취업할 곳이 없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전공과를 마친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다”고 말했다.
정신지체 장애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갈 곳이 없다.
취업할 곳이 없고, 뾰족한 취업대책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이들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러다 보니, 학업의 연장선 수준인 전공과 진학을 선택하고, 취업에 성공한다고 해도 대부분 단순노동에 그치고 있다.
2012년 9월 기준으로, 대전에는 대전맹학교와 대전혜광학교, 대전가원학교(공립), 대전원명학교, 대전성세재활학교(사립) 등 모두 5곳의 특수학교와 공립 54학급, 사립 58학급 등 모두 112개의 특수학급이 있다. 재학생은 모두 943명이다.
특수교육 대상자 중 교육과정을 마친 228명 중 취업에 성공한 학생은 올해 4월 기준으로, 50명이다. 부산은 385명 중 111명, 인천 324명 중 88명, 대구 261명 중 39명, 광주 174명 중 24명, 울산 164명 중 7명 등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특수학교 고등부 졸업생 79명 중 17명, 고교 특수학급 졸업생 98명 중 24명, 고교 일반학급 특수교육대상자 51명 중 9명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특수학교 전공과로 진학했다.
B 고 교장은 “취업한 학생은 상당히 나은 편이다. 솔직히 취업 등 진로를 고민할 정도로 지능이 되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취업의 질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과제가 많다.
포장·조립·운반업에 10명, 이료(침·안마) 9명, 서비스업 7명, 복지관 등 6명, 노무직 4명, 사무직 3명, 기타 9명 등이다. 시각장애 학생들이 취업하는 이료를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단순노동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하고 있지만, 단순한 일 외에는 맡길 수가 없다. 그리고 채용을 해도 오래 버티지 못해 자주 바뀐다”고 말했다.
그나마, 전국 1호 학교기업을 설립한 대전맹학교를 비롯해 대전혜광학교, 대전원명학교 등은 학교기업 운영 중이거나 운영 예정인 곳은 사정이 낫다.
해당 학교장은 “커피숍, 세차, 운동화세탁 등 업종이 다양한데다, 특히 생활하던 곳에 취업하다 보니 적응도 잘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대전교육청이 올 하반기 일선 초·중·고교에 업무 보조원 등으로 34명의 장애 학생을 채용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는 물론, 공공기관, 일반 기업 등에서 조금 더 관심을 둬야 한다”며 “사회적 인식 변화와 국가 차원에서 깊이 있고 현실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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