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직장일을 마치고 신탄진역에서 서대전~행신간 왕복 열차표 각 2매를 구입했다.
오후3시15분께 행신행 열차를 타고 목적지 업무를 본 뒤, 다시 오후8시15분 서대전행 열차를 탈 계획이었다.
하지만 행신역으로 향하던 중 도저히 제 시간 도착이 어려워 코레일 고객센터(1588-7788)로 취소 요청을 했고, 센터 측은 1장당 2500원 수수료를 제외한 반환 처리가 가능하다는 회신을 했다.
행신역 탑승이 어려워져 서울역으로 간 이씨는 반환 표를 냈지만, 표 끊은 역에서만 반환이 가능하다는 답을 듣고 서대전행 열차를 탔다. 밤 늦은 시간 도착했고, 다음날이 일요일인 관계로 반환은 17일 월요일 오전9시30분께 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신탄진역에 도착한 그는 생각지도 못한 코레일 규정에 반환을 못받게 됐다. 끊은 날짜와 시간으로부터 24시간 이내라는 규정이 있었고, 결국 16일 일요일 오후8시14분까지 반환을 했어야했던 것.
이씨는 표면적으로는 고객 중심을 외치는 코레일이 실제로는 기관 중심적인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를 냈다.
한국소비자원 등 각종 소비자단체에 연락해봤지만, 규정상 해결방법이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비슷한 유형의 민원이 수십건 밀려서 해결이 안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실제로 코레일 여객운송약관 제19조를 보면, 반환 신청을 접수한 승차권은 출발시각부터 24시간 이내에 출발역 또는 구입한 역에서 승차권 제출 후 반환받을 수있다.
하지만 이씨처럼 규정을 잘모르고 있는 국민들이 많다는 점, 구입역과 주거지간 거리가 멀고 주말이거나 타지에 나와 있는 경우를 감안할 때, 고객 중심적인 규정과는 먼 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 또는 텔레마켓으로 상품 구입 시 상품 수령 후 불만족하면 7일 이내, 방문 판매 시에는 14일 이내 요청이 가능한 법적 규정과도 대조되는 부분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현행 코레일 규정에 위법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다만 고객센터에 문의 후 취소 요청을 받아줬는데, 반환 가능한 역과 제한시간 등을 제대로 고지안했다면 문제제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고객 권리보호 차원에서 2006년께 도입한 제도지만, 적용과정에서 부정승차 등 이를 악용한 사례가 적잖아 24시간 이내 규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스마트폰 또는 SMS 구입티켓의 경우, 취소 시 바로 반환처리되지만, 실제 승차권은 사실상 열차 출발과 함께 가치가 없어지는 유가증권의 성격으로 다소 다른 차원”이라며 “검표원 부활 등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이 역시 고객편의 확대에 역행하는 제도로, 부정승차 등의 악용사례를 줄이면서 고객권리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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