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학록 무역보험공사 대전ㆍ충남지사장 |
1964년 수출 규모 1억 달러의 최빈국에서 반세기 만에 수출 규모로는 세계 7위, 무역 규모로는 세계 8위의 경제 강국으로 부상한 것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세계 교역 감소 속에서 이룬 성과라 그 의미가 더욱 값지다고 할 수 있겠으나, 올해 수출이 지난해 대비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기 때문에 내년에도 1조 달러 수성이 가능할 지 의문시되고 있다.
내년에도 세계 경제상황은 쉽사리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 지연이 예상된다.
유럽은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 유럽안정화기구(E SM) 출범 등을 통한 방화벽 마련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제약조건, 각국의 이해관계 상충 등으로 인해 위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또한 3차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재정긴축으로 인해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세계 주요 수출시장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는 수출을 통한 회복보다는 자국물품을 우선 구매하거나 관세를 인상하는 등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러한 세계교역환경의 악화는 최대수출국 중국의 수출을 둔화시키고 중국이 중간재를 수입하는 한국의 수출에 즉각적인 타격을 입힌다.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이다. 그뿐만 아니라 달러, 유로화는 양적완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가치가 하락하는 반면, 원화는 강세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한국 수출의 가격경쟁력마저 악화되고 있다.
저성장이 고착화될 우려가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무역 1조 달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흥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시장 다각화가 지속되어야 한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의 성장률이 저하되면서 이미 BRICs, 중동, 아세안 등 신흥시장으로의 수출 비중이 증대되고 있다. 앞으로는 아프리카, 남미, 동유럽 등 신흥시장으로의 수출 노력도 필요하다.
또한, 각국의 보호무역정책 확산에 대응하여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작년과 올해 체결된 한ㆍ미, 한ㆍEU FTA는 선진국 경기둔화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우리 수출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용도가 낮은 한ㆍ아세안 FTA, 한ㆍ인도 CEPA 등의 활용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수출시장 다각화를 통한 양적 성장 외에 수출품목 다변화 및 중소ㆍ중견기업 육성 등을 통한 질적 성장도 필요하다. 그동안 IT, 자동차 등 소수 주력품목 중심의 수출구조를 부품ㆍ소재산업과 서비스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기업 위주의 수출지원정책으로 인해 수많은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고 하청업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을 마련하고, 중견기업들이 중소기업 졸업으로 얻지 못하는 지원혜택을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수출 강소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어느덧 임진년 용의 해도 하루 남았다. 다가오는 계사년 뱀의 해에도 올해처럼 한국 경제가 선전할 수 있도록 새 정부와 기업들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역 1조 달러 시대의 개막이 자칫 '용두사미'로 끝나버리지 않도록 말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수출과 해외투자의 안전판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 수출기업의 시장개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무역 2조 달러 시대를 열어가는 굳건한 동행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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