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우 호황과 불황 사이에 '낀 세대' 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들의 가장 큰 현실적인 문제는 취업난이다. 한 일간지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내 대학의 올 1학기 졸업 연기자 수는 지난해 졸업생의 약 40% 수준으로 조사됐다. 불경기에 '취업재수생' 낙인이 두려웠기 때문으로 풀이 되지만 취업난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게다가 학자금 대출자는 올 8월 기준으로 2007년보다 10배 가량 늘어난 3만7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에코세대의 이러한 현실은 그들이 살아온 과거와 현재와의 환경차이에서 기인한다.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10%에 육박했던 80년대 호황기에 자라서 0.3%까지 곤두박질친 불황기에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부담감과 90년대 문법, 독해, 필기시험 위주의 교육과정을 거친 그들이 사고력과 상황 판단력, 논술이 더 중요해지는 현재의 변화된 인재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취업의 문은 더욱 좁아졌다.
반면 중국의 에코 세대는 78년 덩샤오핑이 실시한 '1가구 1자녀 정책'에 의해 대부분 외동으로 태어났다. 조부모와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을 한 몸에 받으며 풍요롭게 자라 이른바 '소황제(小皇帝)라 불린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출생률이 떨어지고 노령화가 급히 진행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중국정부는 1인당 GDP가 1만 달러를 넘어 노령화 사회에 진입하는 타 선진국과는 다르게 3000달러 때부터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부자가 되기 전에 먼저 늙는 '웨이푸셴라오(未富先老)' 현상을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 이들 세대의 65%는 경제력을 이유로 출산을 거부하고 있다.
일본의 에코세대 역시 극심한 경기침체기인 '잃어버린 20년'을 겪으며 자랐다. 사교활동대신 홀로 취미에 열중하는 그들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초식남'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장기불황이 남성의 성격마저 소심하게 변질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반면 일본의 젊은 여성은 오히려 '육식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09년 총무성의 통계에 따르면 30대 미만 여성 근로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남성보다 높게 집계됐다. 이는 자연스레 미혼녀가 연애와 결혼보다 직장과 소비에 집착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이렇듯 에코세대 젊은이들의 삶은 피곤하고 암울하기만 하다.
얼마전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응답하라 2012! 희망하라 2013!'이란 토론회가 고용노동부 주최로 열렸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채필 장관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고용노동정책의 추진을 약속했다. 근로조건의 기준과 실업대책 등의 전반적인 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부서의 이러한 행사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대한지적공사에서도 청년 실업난 해소와 공사의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해 상ㆍ하반기 2차례에 걸쳐 120여명을 신규채용 했고, 별도로 24명의 고졸 인턴을 채용해 정부의 열린 고용사회 구현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19일, 한반도의 향후 5년을 책임질 새로운 대통령으로 박근혜 후보가 당선 됐다. 75.8%의 투표율이 보여주듯 새로운 대통령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매우 크다. 경제민주화와 복지체계 구축, 일자리 창출로 대변되는 박 당선인의 공약 중 젊은 이 들은 무엇보다도 일자리 창출에 대한 약속을 첫손가락에 꼽을 것이다. 다가오는 2013년에는 부디 에코세대의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지는 희망찬 한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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