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인 충남대병원이 세종시 진출을 앞두고 절차를 진행중에 있고, 지역병원들이 수도권 환자 유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 수도권 '빅4'병원이 입주할 경우 지역환자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최근 서울대병원 유치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서울대병원 응급 의료센터를 유치하겠다며 유치활동에 나섰다.
행복청은 최근 종합병원 부지 공급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지만, 1차와 2차 모두 유찰됐다.
2차 유찰이 된만큼 수의계약이 가능해졌고, 충남대병원은 세종시 진출을 위해 기획재정부에 제2병원 설립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는 내년 1월말께 세종시와 협의를 거쳐 수의계약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충남대병원은 26일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과 충남대,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MOU를 체결하고, 병원 설치 이전까지 응급의료센터 지원, 의료지원을 할 것을 합의했다. 건설청은 충남대병원에 2016년 이전까지 500병상 규모의 병원이 들어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토지 공급 등의 간편 절차 지원을 해주겠다는 내용에 동의했다.
서울대병원은 이미 국립대 병원이기때문에 충남대병원, 충북대 병원과 관할 권역이 겹쳐 분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행복청에 밝힌바 있다.
세종시와 추진위원회가 별도로 서울대병원 응급센터 유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지역 병원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병원 유치를 위해 세종시 뿐 아니라 충북 제천시를 비롯한 경기도 시흥, 오산, 인천 송도 등이 협약을 체결하고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분원설치 절차가 불투명한 상태다.
세종시가 유치한다는 응급의료센터는 말 그대로 응급센터이기 때문에 환자의 본격 치료를 위해서는 본원으로 환자 이송이 불가피하다. 지역 환자들을 서울지역으로 유출 시키는 창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도 정부가 지역 환자들의 서울 집중화를 막기위해 각종 정책을 통해 매년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과 상반되는 구조가 아닐 수 없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이 온다고 해서 세종시민들과 대전지역민들이 서울대병원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의료진을 스카우트해 운영할 것이 뻔하다”라며 “지역 환자 유출의 창구역할만 할 뿐 아니라, 지역의 거점 국립대병원이나 종합병원 각종 센터 등을 설치할 필요가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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