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한 차례 제기됐었던 만큼, 해당 자치구인 대덕구는 물론 타 자치구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신탄중앙중 폐교 반대가 계속될 경우 대전1과학고 예정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 관계자는 “설명회가 무산되면 원점으로 돌아가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반대 여론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대전1과학고는 선정 전부터 교육계는 물론, 자치구에서 관심 대상이었다. 유치를 희망했던 곳까지 있었지만, 대전교육청은 지난 8월 대덕구 신탄중앙중을 예정지로 결정했다. 대체로 환영했지만, 신탄중앙중 동문회와 학부모, 인근 상인들이 반대에 나섰고, 대전시의회와 자치구에서도 '불통행정'을 언급하며 교육청을 압박했다. 당시, 박백범 대전교육청 부교육감이 “대덕구 주민이 계속 원하지 않아 문제가 된다면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 대전용문학교가 그랬다.
당초 공립형 대안학교로 추진했던 대전용문학교는 7개월여간 해당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과학영재학교와의 동시 개교도 재검토 이유 중 하나다. 과학영재학교와 대전1과학고는 2015년 3월 개교가 목표다.
대전1과학고가 전국 단위 모집을 하는 과학영재학교와 함께 개교하지 않으면 대전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검토 가능성은 아직 검토 단계일 뿐이다.
김신호 교육감이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대전1과학고 예정지는 변함없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후 국정감사와 행정사무감사 등의 과정에서 대전교육청의 불통행정 문제가 계속 제기됐고, 공립유치원 예산 삭감 사태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점에서 어떻게 될지 미지수다. 여론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교육청 고위 관계자는 “다른 대안은 없다. 설득해서 안 되면 어쩔 수 없다. 해당 지역(정치권, 자치구 등)에서 적극 나서지 않으면 다른 방안은 없다고 본다”며 “원점 재검토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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