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담보로 돈 빌렸다가 '아차'

당진경찰, 대출광고 이용 10대 절취한 50대 구속

개인적인 사정으로 급전이 필요했던 A(여ㆍ43)씨는 지난 12일 생활정보지에 실린 '차량 담보 대출'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걸었다.

대출 업체 관계자는 A씨에게 대뜸 “대출을 위해서는 차량 견적이 필요하다”며 탁송기사에게 차량을 전달해 달라고 권유했다.

A씨는 아무 의심 없이 얼마 후 도착한 탁송기사에게 차량을 넘겼지만, 결국 차는 돌아오지 않았다.

신종 대출 사기였다.

당진경찰서는 26일 이 같은 수법으로 차량 10대를 절취해 1억 1600여 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B(52)씨를 검거, 구속했다.

B씨는 이 과정에서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이용하며 신원을 노출시키지 않는 이른바 '얼굴 없는 절도' 행각을 벌였다. B씨에게는 전국이 무대였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당진과 논산 등 전국에서 A씨와 같은 피해자 10명의 차량 10대를 훔쳐 달아난 혐의다.

조사결과 B씨는 전국 각지의 생활정보지에 '차량 당일대출'이라는 광고를 낸 뒤 이를 보고 연락해 오는 피해자들을 범행대상으로 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탁송기사를 보내 피해 차량을 가져온 뒤에는 바로 렌터카 업체에 팔아 넘겼으며,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물론 탁송기사와 렌터카 업자에게까지 대포폰으로만 연락을 취하며 신원을 노출시키지 않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B씨를 상대로 여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급전이 필요하더라도 휴대전화 번호만 기재된 대부업체는 피하고 반드시 사무실 전화번호를 통해 등록된 대부업체가 맞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차량담보대출의 경우 견적을 요구한다면 반드시 동승해 처리하는 것이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강우성ㆍ당진=이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