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탐욕, 쇠락의 낭만… 예술로 비틀어 본 우리의 도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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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탐욕, 쇠락의 낭만… 예술로 비틀어 본 우리의 도시는

상호지역성의 관점으로 사회ㆍ예술관계 조망 인터로컬 2012:과ㆍ잉ㆍ과ㆍ잉ㆍ여展 시립미술관 내년 2월 24일까지

  • 승인 2012-12-26 13:49
  • 신문게재 2012-12-27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대전시립미술관은 '인터로컬 2012:과ㆍ잉ㆍ과ㆍ잉ㆍ여 過ㆍ剩ㆍ而ㆍ過ㆍ餘 the Excessive & Surplus'전을 2013년 2월 24일까지 대전창작센터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상호지역성의 관점으로 사회와 예술의 관계를 조망하는 기획전시로 지역의 문제를 상호성의 개념과 연관하여 살펴보는 자리다. 한 도시의 문제를 그 바깥의 다른 도시의 문제들과 엮어보는 틀을 마련해 인터로컬이 지향하는 관점인 상호지역주의(inter-localism)를 선보인다. 이 전시의 틀거리인 인터로컬은 이렇듯 상호지역주의 관점을 가지고 현대사회의 구조와 상황을 살펴보는 자리다.

김홍수 作
김홍수 作
▲김홍수=김 작가는 대전 인근 공주에서 활동하며 애니메이션 작업으로 현대도시의 풍경과 장면들 속에 들어있는 과잉의 문제를 다룬다. 정육점에서 고깃덩어리를 가공하는 장면을 담은 애니메이션 연작이나 넘쳐나는 고층건물들이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장면을 통하여 그는 탐욕의 도시를 보여준다. 동일한 패턴으로 움직이는 현대인의 움직임과 과잉의 기호들을 뒤섞기도 한다. 이렇듯 김홍수의 눈에 비친 현대도시는 넘쳐나는 구조와 기호들 속에서 개성을 잃고 동일성에 함몰되는 혼돈의 세계임을 선보인다.

▲디자인 얼룩=디자인얼룩은 서울 홍대 앞의 성미산 마을에 살면서 소셜 퍼포먼스 작업을 하는 장종관, 김지혜 부부예술가다. 이들의 출품작은 최근에 성미산 인근의 망원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을 재구성한 영상 설치 작품이다. 망원시장이 위치한 합정역 근처에 홈플러스가 들어설 계획이라는 알려지면서 입점반대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성미산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사건에 참여하면서 유쾌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하는 디자인얼룩의 작품들은 주민들과 상인들이 함께 벌인 현장의 퍼포먼스를 오브제 설치와 영상으로 재구성한 것들로 선보인다.

▲ 손영복作
▲ 손영복作
▲손영복=손 작가는 대구 방천시장과 김광석 거리를 중심으로 원도심 활성화와 맥을 같이 하는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예술가다. 그는 여러 해에 걸쳐 방천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에 참가했으며, 특히 김광석 거리 입구에 김광석 기념상을 설치하기도 했다. 그는 시장 안에 작업실과 카페를 마련해 커뮤니티아트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의 입체설치 작품들은 벽돌의 형상을 기본으로 하되 그 자체로 하나의 건축물로 보이기도 한다. 조밀한 공간을 비집고 자라나는 식물들처럼 손영복의 입방체들은 쇠락해가는 근대도시의 풍경을 낭만적인 시각으로 재현한다.

▲송성진=손 작가는 부산의 근대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과도한 개발의 현실을 담아낸다. 그는 부산의 도시 풍경을 건축과 자연, 근대와 동시대의 관점에서 다룬다. 그는 근대도시 부산의 유산과 더불어 동시대의 과잉개발 현상에 주목한다. 부산은 식민지 시기와 6ㆍ25전쟁 시기를 거치면서 급속하게 성장한 거대도시다. 평지가 아니라 산지가 많은 부산에는 경사진 산 위로 빼곡하게 차오른 건축물들로 인해 산복도로를 따라 독특한 풍광이 펼쳐진다. 또한 해운대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들은 자본의 탐욕을 즉물적으로 보여주는 고층빌딩들의 숲을 만들었다. 송성진은 이러한 도시풍경 속에서 역설적인 숭고를 끄집어낸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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