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전지역 가구판매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매장의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신규 아파트 입주가 진행되면서 매출에 상당한 도움이 됐지만 올해는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가구점을 운영하는 A씨는 “올해는 매장을 찾는 고객 자체가 예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며 “설령 구매 의사가 있더라도 큰 폭의 할인판매를 원하고 있어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근의 B사장은 “연중 대규모 세일을 진행해도 고객들이 원하는 가격대와 실제 판매가격의 차이가 커 흥정이 쉽지 않다”며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수수료 등을 제외한 최소 이윤으로 판매해도 여의치 않아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사 수요 감소와 더불어 경기불황으로 새로 가구를 사려는 수요가 줄은 것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통상적으로 이사 때 가구를 새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기존 가구를 수리해 재활용하는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또 새로 가구를 구매하더라도 한푼이라도 저렴한 외곽지역의 공장형 매장 등을 선호하는 것도 가구판매업체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9월 자신의 첫 주택을 구입한 주부 B씨는 “아파트를 계약하면서 대출 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아 우선 기존 가구를 사용하고 형편이 나아지면 새로 구입할 계획”이라며 “새 집에서 새 가구를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금전적 부담이 커 당분간 포기했다”고 말했다.
가구판매업계의 고전은 신혼부부의 감소와 1인 가구 증가도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윤달이 끼어 있어 상반기 결혼 수요가 적었던데다가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예식을 미루는 신혼부부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1인 가구 또한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가구 구입의 필요성이 감소한 것이다.
가구업체 한 관계자는 “윤달에 결혼하면 좋지 않다는 속설 때문에 상반기 결혼 수요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기불황 탓에 내년까지 예식을 미루는 신혼부부들이 많아 하반기에도 결혼이 적었고, 1인 가구의 증가로 가구 구매 비율이 감소한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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