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의 여파로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고,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내수 부진까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2013년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가 88.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9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경제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지역 기업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전상공회의소가 지역 제조업체 400개사를 대상으로 내년 1분기 기업경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기준치(100) 이하인 74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국제 금융위기 무렵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밖에 내년 수출 전망 역시 어둡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반도체와 선박, 석유화학 등 국내 13대 주력 수출업종을 영위하고 있는 253개사를 대상으로 내년 수출여건을 조사한 결과, '올해보다 다소 악화될 것'(48.3%)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특히 '매우 악화될 것'(8.9%)이라는 응답을 포함하면 응답기업 10곳 가운데 약 6곳(57.2%)이 올해보다 수출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산업단지 등 지역 경제계는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경제계는 새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경제정책 방향으로 '경기활성화'를 주문하고 있다.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은 “최근 지역 중소기업의 경영사정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산업단지 중소기업이 활성화돼야 고용이 늘어나고 지역 경제가 발전한다”며 “중소기업을 배려하고 지원하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지역 균형발전의 원동력이 된다”고 기대했다.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역 기업들의 경기전망 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함에 따라, 기업들은 향후 경기를 예의주시하고, 불황 장기화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에서는 경제회복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두고,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와 고용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발 재정위기와 내수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긴축경영'을 선언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내 주요 기업 272개사를 대상으로 2013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조사를 한 결과, 내년 경영기조를 '긴축'으로 설정한 CEO가 작년 대비 9.1%p 늘어난 51.2%에 달했다.
반면 확대경영을 하겠다고 응답한 CEO는 4.8%p 감소한 22.3%에 그쳤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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