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운석 경제부장(부국장) |
곳곳에서는'IMF 때보다도 더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경제대통령'을 캐치프레이즈로 2008년 출범했던 MB정부도 경제살리기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이제 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제18대 대통령선거도 끝났다.
이번 대선에선 박근혜 새 대통령이 탄생했다. 우리나라 첫 여성 대통령이다.
박 당선인은 대선 공약을 통해 “서민경제를 살리고 중산층을 복원해 '중산층 70% 시대'를 열겠다”며 “다시 한 번 '잘살아 보세'의 신화를 이룩해“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구상하는 '국민행복시대' 첫 걸음은 '민생 안정'이 아닐까.
18대 대선의 경제분야 핫이슈는 '복지확대'와 '경제민주화'였다. 이런 요구의 주원인은 일자리 부족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일자리를 잃은 서민들은 줄어든 소득을 만회하기 위해 복지확대를 주장하고 대기업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나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일자리를 뺏긴 데 대한 반발은 경제민주화로 분출됐다.
특히 성장이 일부 계층에 집중되면서 빈부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창출되지 못한 데 따른 저성장으로 일자리는 갈수록 줄었다. 저성장 시대 일자리 창출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새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고용없는 성장'과 이명박 정부의 '생성 없는 고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일자리 창출형 성장'에 우선을 둬야 할 것이다. 중산층을 복원하기 위해서다.
민생 안정은 엷어진 중산층을 복원하는 일이다. 오랜 경기침체로 인해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하우스푸어', 치솟는 전셋값에 허덕이는 '렌트푸어', 자녀 교육비에 허리 휘는 '에듀푸어' 등 새로운 빈곤층이 양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990년 중산층(중위소득의 50~150%) 가구는 75.4%에서 2010년 67.5%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의 중산층은 이 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은 가계부채 1000조원, 금융채무불이행자 320만명 시대를 만들었다. 수많은 가정이 과도한 빚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실제로, 우리나라 가계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5% 정도인데 반해 올 3분기 가계부채는 937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주택관련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2.5%(398조9000억원)에 달하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하우스푸어 일명'집가진 거지'가 4만여명에 이른다.
가계가 파탄 지경이다. 집을 팔더라도 대출금이나 세입자 전세금을 다 갚지 못하는'깡통주택'문제가 사회문제로 비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6월 말 현재 깡통주택 소유자가 전체 주택담보대출자의 3.8%인 19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늘어나는 가계부채의 증가는 결국 금융권의 부담으로 작용해 자칫 금융권 부도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계 빚의 빠른 증가는 내수소비의 발목을 잡아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내년 2월 출범하게 될 새 정부는 경제를 살려 중산층을 복원하는 정책에 역점을 둬야 한다.
중산층 복원이 시급한 것은 중산층이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주춧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중산층은 생산과 소비의 주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소득불균형에 따른 소득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 그리고 소득 양극화 심화는 저성장과 내수 침체, 노동시장 변화란 후유증을 낳았다.
여기서 간과해서 안될 점은 소득 이전을 통한 분배와 같은 복리 우선 보다는 양질의 성장을 통한 중산층 복원에 우선 둬야 한다. 그래야만 차기 정부가 국민과 약속한 '중산층 70% 시대'를 활짝 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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