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이 K리그 진출을 타진하는 북한 축구대표팀 공격수 정대세(28ㆍ쾰른) 영입에 목을 매는 이유는 뭘까.
정대세는 180㎝의 키에 79㎏의 신체조건을 가진 공격수다. 공격수로서 상대적으로 키가 크진 않지만 몸싸움에 강하고, 순간 스피드까지 갖춰 스트라이커로서 여전히 유효하다.
2008년 동아시아대회에서 북한 대표팀 공격수로 출전해 대한민국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유명세를 탔고, 국내 팬들은 그에게 '인민 루니'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특히 북한이 44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일등공신이 됐고, 남아공월드컵에서도 주전 공격수로 조별리그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
몸값이 오른 정대세는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무려 50골을 넣었고,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유럽에 진출해서도 정대세는 맹활약했다.
그런 정대세는 최근 팀내 입지가 좁아졌고, K리그 진출을 희망하고 있어 일단 수요가 생겼다.
그가 속한 팀이 올 시즌 2부 리그로 떨어졌고,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2012~2013 시즌 분데스리가 2부리그에서 선발 두 경기를 포함해 불과 5경기에 출전한 게 전부다.
대전은 정대세가 여전히 스트라이커로서의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100만달러에 육박하던 몸값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여기에 '인민루니'라고 불릴 정도로 국내 팬들에게는 여전히 인기가 있다는 점도 공격적인 영입의 배경이 됐다. 시민구단 입장에서 15만명에 달하는 실향민에게 상징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대전은 그래서 수원 삼성이라는 거대 자본과 정대세를 두고 힘든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전시티즌 관계자는 “시민구단이 기업구단과 선수 영입을 두고 경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며 “내년 대전시티즌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데 정대세가 분명히 필요하다는 판단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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