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우리는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당선인의 공약 중 중앙정부 정책에 제대로 반영된 사업이 사실상 한 건도 없다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지역의 대응 미숙 때문으로도 돌릴 수 있다. 즉,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와 효율적인 국비 확보로 지역 현안을 국정사업에 반영시키는 노력이 부족한 탓이기도 했다.
이번 역시 지방자치단체는 선거 전 지역 공약 반영에는 역량이 미흡했음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지역 공약도 선거를 목전에 두고 뒤늦게 나왔다. 어쨌든 이제 지자체들은 공약 실천에 대한 선제적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남도청사 활용, 세종시 문제 등 적극 대응이 요구되는 현안이 한둘 아니다. 시급성을 요하는 대선 공약도 적지 않다.
물론 지역 공약을 종합하면 정책의 실현 가능성 면에서 이전 대선 공약보다 앞선 것은 맞다. 재원 마련에 관련된 공약 대차대조표는 없지만 지방 재정 부담,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도 실행 가능한 것들이라고 본다. 대체로 빼야 할 ‘공약 거품’이 별로 없다는 점이 지역 공약의 특징이 아닌가 싶다.
지역 공약에는 과학벨트 조성 지원, 충청권 광역철도망과 같이 여러 지역에 걸친 이슈도 있다. 대전 공약 중 충남도청 이전 부지 개발, 도시철도 2호선, 충남 공약 중 충남도청 이전 소재지 지원 등은 특히 속도를 요하는 것들이다. 또한 과학벨트 부지매입비 ‘국고 지원’처럼 명확성이 떨어지는 공약은 국비 지원 범위를 보다 확실히 다듬을 필요가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구성되기 직전인 지금은 지역 공약의 새 정부 정책 반영 전략 마련이 급선무다. 서해안 유류 피해 지원처럼 제외됐지만 공약과 별도로 추진할 사안도 꼭 챙기기 바란다. 명품 세종시 건설 지원은 공약에는 명시하지 않은 세종시특별법 개정이 ‘지원’의 시작임을 각인시키는 노력도 절실하다.
지자체가 역점을 둘 부분은 공약이 된 지역 발전 정책과제에 대한 안정적인 실행 담보력 확보다. 실무추진단, 태스크포스 등 전담팀이 실천 방안을 세우되 불완전한 공약에 대한 논의도 전개했으면 한다. 공약에는 누락된 지방은행 설립, 국방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에 대한 반영 노력도 촉구한다. 끝으로 지역 유권자에게 제시한 당선인의 약속이 ‘책임 있는 약속’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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