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대원들이 복수동 도로관리소에서 제설차량에 염화칼슘을 붓고 있다. |
폭 20m 이상 주 간선도로에 제설을 책임지는 도로관리소대원들은 오전 11시부터 각자가 맡은 도로에 출동해 제설작업에 돌입했다. 기자가 현장을 찾은 때는 제설차가 담당 구역을 한 두 차례 돌고 모래와 염화칼슘을 보충하기 위해 기지로 들어오는 중이었다. 모래와 염화칼슘, 소금과 염화용액까지 도로의 적설량과 교각 등의 특성을 감안해 자재를 하나씩 붓고 있었다.
도로제설대원 안복현(52)씨는 “이번 제설차는 갑천고속화도로에 출동할 예정으로 염화칼슘과 소금만 섞었고, 미끄러짐을 예방하려 모래는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간 도로관리소 사무실에는 제설이 왜 안 되느냐는 전화가 빗발쳤다. 계룡시 방향의 서구 방동고개는 승용차가 고개를 오르지 못해 수㎞ 정체가 빚어지고 지하차도가 빙판길이 됐다는 제보였다.
▲제설차량이 교통정체에 갇혀 있다. |
제설차에 양보하지 않는 운전문화도 도로에 눈이 늦게 치워지는 요인이 되고 있었다. 기자가 탑승한 15 제설차는 제설장소인 유성 도안신도시에 도착하는 동안 차선을 양보받지 못해 가다 서기를 반복해야 했다. 계백로나 대덕대로, 동서로처럼 차량통행이 많은 곳에서는 제설차가 교통정체에 갇히기도 했다.
제설차 운전기사 조도행(52)씨는 “제설차가 앞서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면 눈을 빨리 치우고 교통상황도 개선될텐데 아직 공공업무용 특수차량에 양보문화가 부족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더욱이 도안신도시와 학하지구, 가오동지역이 새롭게 개발돼 큰 도로는 늘어나도 장비와 인력은 그대로여서 제설이 늦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또 염화칼슘과 소금, 물이 뒤섞여 차량과 장비를 빠르게 부식시켜도 내구연한 6년 이전에 교체할 수 없다. 이날도 일부 제설차량은 바퀴가 심각하게 부식돼 공업사에 맡겨 운영되지 못했다.
도로관리소 명제석 관리장은 “대원들의 아이들은 눈 오는 날이면 으레 아빠가 집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여길 정도로 제설에 노력하고 있다”며 “제설차가 도착하기 전에 도로변 모래주머니를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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