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힘겨운 생존경쟁을 벌이는 전통시장은 손님 발길을 찾기 어려워 하루하루 생계 걱정이 앞서지만,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쇼핑객이 몰리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는 주말이나 휴일을 앞두고 궂은 날씨가 이어져 가뜩이나 어려운 전통시장 상인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강추위와 더불어 계속된 궂은 날씨로 백화점과 대형마트에는 쇼핑객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인근 도로의 교통체증이 빈번하고, 혼잡 시간대에는 주차장 진입조차 어려울 정도다. 그나마 주차요원이 많이 배치된 백화점은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대형마트의 경우에는 운전자간 말다툼으로 비화되는 상황이 종종 발생되고 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날씨가 궂더라도 식음료품을 사기 위한 고객들은 이어지고 있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편리성이 높은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화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계속된 추위와 궂은 날씨 때문에 매출 상승폭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아직 경기회복을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추위가 효자 노릇을 한 것이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지난 11월 매출이 올해 들어 가장 높게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백화점마다 수치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궂은 날씨가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반면, 전통시장 상인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그나마 손님이 찾는 주말이나 휴일만 되면 강추위가 몰아치거나 눈 또는 비가 내려 고객 발길을 끊어 놓기 때문이다.
전통시장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운 것은 이해하겠지만 날씨까지 도움을 주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요즘에는 하루하루 지내는게 힘들 정도다”고 하소연했다.
고객들 또한 전통시장을 생각했다가도 각종 편의성이 높은 대형마트나 백화점으로 방향을 돌리기 일쑤다. 가격이나 신선도 등 전통시장의 장점을 이용하고 싶어도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부 김모(45)씨는 “가끔 전통시장을 가고 싶지만 장을 보는데 어려움이 많고 최근에는 날씨까지 궂어 대형마트로 갈 수 밖에 없다”며 “대부분 주부가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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