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독일까지 날아가 정대세를 설득하는 한편, 수원에 읍소까지 하는 등 공을 들였지만 정작 본인은 K리그에 진출할 경우 대전보다 먼저 영입에 뛰어든 수원 삼성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23일 대전시티즌에 따르면 전종구 사장은 최근 수원이 이적료 30만달러(3억2000만원)에 3년 계약 조건으로 이적에 합의했다는 정보를 입수, 독일 쾰른을 직접 찾아가 이적료 30만달러에 '+α'를 제시했다. 정대세가 나중에 다른 팀으로 옮길 때 이적료의 20%를 쾰른에 지급한다는 옵션도 내놨다.
쾰른 입장에선 애초 제시한 이적료의 절반 수준을 제시한 수원에 불만을 갖고 있던 터라 정대세와 전 사장의 만남을 직접 주선하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 사장이 독일 출국 전 전화를 한데 이어 지난 20일 수원 이석명 단장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정대세는 대전에 꼭 필요한 선수다. 대승적 차원에서 수원이 양보해주면 좋겠다”는 부탁까지 했다.
이석명 단장은 이와 관련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전 사장에게 '우리도 양보할 상황이 아니다. 양보하더라도 (정대세)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수원 입장에선 협상을 통해 100만달러(이적료와 연봉을 합친 급액)에 달하던 정대세의 몸값을 낮췄는데 대전이 몸값을 다시 부풀리고 있는 데다, 경쟁하고 있는 구단이 협상 과정에서 전화로 양보를 요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례여서 받아들이기 힘들 수밖에 없다.
대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대세는 수원행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대전 등에 따르면 정대세가 K리그 팀 중 자신이 협상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은 수원밖에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대전 관계자는 “대전은 필요에 의해 공정한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정대세가 수원행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 최종 결정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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