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 이용 승객 추이만 보아도 서대전역 경유의 필요성이 확인된다. 현재 호남KTX 대전~목포구간 이용객은 하루 평균 1만8000여 명이다. 이 중 대전~논산 간 이용객이 5225명으로 전체의 30%를 넘나든다. 서대전역 경유 포기는 철도 경영이 적자인 마당에 이 많은 고객들을 포기하는 셈이다. 수요가 있고 기존 노선도 있는 데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횡포다.
이용객 중에는 입영하는 장정들이 많다. 편의를 제공해야 할 판에 불편을 준다면 말이 안 된다. 앞으로 세종시에 정부기관 입주가 마무리되고 국방대학교가 들어서면 수요는 더 늘어난다. 미래에는 국방과학클러스터도 조성된다. 늘어나는 수요에 부응하려면 서대전역~논산역을 경유해야 마땅하다. 그게 대도시권을 고속으로 연결한다는 KTX 취지에도 맞고 효율성과 경제성 면에서 코레일에도 도움이 된다.
전용노선과 일반노선을 병행하는 곳은 많다. 경부KTX의 경우 동대구~신경주~울산~부산 노선과 동대구~밀양~구포~부산 노선이 병행 운행되고 있다. 서울~대전도 광명역 노선과 수원역 노선이 같이 운행되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인데 서대전~논산 구간만 안 된다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지난 9월 철도정책간담회에서 긍정적인 검토를 하겠다는 답변이 나오긴 했다. 2005년 오송 분기가 결정될 당시에도 일부는 서대전역을 경유한다는 약속도 있었다. 하지만 구두(口頭)로한 약속이지 공식적인 문서상으로 확약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번에 공동건의문을 낸 것도 말이 아닌 공식적 통로로 확약해 달라는 뜻이다.
대전시는 주변 자치단체, 지역 정치권과 힘을 모아 논리를 개발하고 정부를 설득해내는 정치력을 발휘해주기 바란다. 수요가 있으면 없던 길도 만드는 시대에 수요가 있음에도 있는 길을 막아버리는 게 말이 되는가. 호남KTX는 서대전역~논산 구간을 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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