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사랑 1만원 기부 운동… 대전서 제2의 양학선 육성”

  • 스포츠
  • 스포츠종합

“체조사랑 1만원 기부 운동… 대전서 제2의 양학선 육성”

체육발전 위해 의미있는일 찾아 '체조와 인연' 취임후 자비로 선수단 승합차ㆍ훈련비 등 지원

  • 승인 2012-12-20 14:38
  • 신문게재 2012-12-21 12면
  • 오주영ㆍ강제일 기자오주영ㆍ강제일 기자
●김영삼 대전시체조협회장을 만나다

▲ 김영삼 회장은 대전 체조 중흥을 위해 물심 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내년부터는 후원회원을 늘려 재정적 안정도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 김영삼 회장은 대전 체조 중흥을 위해 물심 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내년부터는 후원회원을 늘려 재정적 안정도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체조사랑 1만원 기부하기 운동을 통해 대전에서 제2의 양학선을 키워내겠습니다.”

올 2월부터 대전시체조연합회 수장을 맡은 김영삼(46) 회장.

▲체조와 특별한 만남=그가 체조를 만나게 된 것은 지인들의 완곡한 권유에 의해서다. 김 회장은 “주변에서 대전 체육 발전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 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며 “마침 시 체조협회장 자리가 공석이었고 심사숙고한 끝에 결정을 내렸다”고 체조와의 인연을 설명했다.

체조협회장을 맡은 이후 김 회장을 대전 체조의 열악한 현실에 놀랐다. 그는 “선수층도 얇았고 변변한 훈련장도 부족했다”며 “더구나 선수들을 이끌어야 할 일선 지도자의 처우가 너무나 형편없었다”고 꼬집었다.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할 수는 없는 법. 하지만, 김 회장은 차근차근 대전 체조의 미래를 위해 투자를 시작했다.

김 회장은 “선수단이 대회참가 또는 훈련장 이동 때 타고 다닐 차량이 없었다”며 “이 때문에 자비 2600만원을 들여 승합차 1대를 뽑았다”고 말했다. 또 선수단 동계훈련비 2000만원 가량을 지원했다.

지인들을 쫓아다니며 벽걸이TV, 비디오카메라 등 선수 훈련을 위한 필수품을 후원받아 온 이도 김 회장이다.

이같은 열정은 과거 대전 체조의 찬란했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서다.

대전 체조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권순성, 송유진 등 내로라하는 스타가 즐비했다. 당시에는 선화초-대전여중-충남여고로 이어지는 선수 육성 체계가 잘 돼 있었다. 이 가운데 대전여중과 충남여고는 팀이 해체된 상태다.

하지만, 이후 대전 체조의 인프라는 정체됐고 훈련 여건과 환경이 좋은 수도권으로 우수 선수의 유출이 가속화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대전 체조는 쇠퇴했다.

급기야 올 전국체전에서는 노메달에 그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김 회장이 (가칭)'대전체조 사랑 1만원 기부 운동'을 계획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특정기관 또는 특정인의 전폭적인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십시일반으로 대전 체조의 중흥을 꾀하자는 논리다.

김 회장은 “훈련 여건이 좋아야 하고 선수들을 지도하는 지도자 생활이 안정돼야 성적이 난다는 생각”이라며 “대전 체조인부터 체조를 사랑하는 시민들까지 매월 1만원씩 걷기 운동을 조만간 시작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어 “다달이 조금씩 모아나간다면 수년 후에는 우수선수를 영입하고 훈련장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욱 멀리 보면 이같은 노력이 계속된다면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양학선 같은 스타도 대전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달 말이면 김 회장의 임기가 끝난다. 지난 2월 비어 있는 자리를 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회장은 차기 회장직도 맡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아직 대전 체조를 위해 내가 할 일이 많고 내가 해야 한다”며 체조 사랑을 과시했다.

▲공무원에서 사업가로 변신, 지역 봉사도 후끈=김 회장은 토박이 대전 출신이다.

동광초-대전 동중-동아공고를 나왔고 현재 한밭대 경제학과에서 늦깎이 대학 수학(修學)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애초 공무원이었다. 고교를 졸업한 뒤 순경 공채를 통해 충남청과 서부서 등지에서 경찰 생활을 10년 가량했다. 1998년부터는 사업가로 깜짝 변신한다. 민영전화번호부 사업으로 시작해 현재는 홈페이지 제작 관리를 대행하는 ㈜코리아토탈 대표를 맡고 있다.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그는 지역 각계 관계자 60여 명이 만든 봉사모임인 '대전을 사랑하는 사람들' 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연말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성금을 전달하기도 하고 불우이웃에게 김장을 해 나눠주기도 한다.

김 회장은 “원래 나서는 성격이 아니어서 회장직을 맡는 것을 한사코 고사했는데 수차례 권유를 뿌리치지 못해 부족하지만, 봉사모임을 이끌고 있다”며 “대전체조에 대한 사랑만큼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지역 사회에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고문을 맡고 있는 윤형진 세이브존 수영장 대표는 “김 회장의 묵직한 후원이 대전 체조의 중흥 토대를 마련하는 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여러 채널을 통해 체조 관련 전문 지식을 쌓는데도 커다란 노력을 쏟고 있다”고 김 회장을 치켜 세웠다.

대담=오주영 문화부장ㆍ정리=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