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우영 작가·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
그러나 근년에 와서는 송년회 지도가 바뀌어 가고 있다. 나라살림이 어렵고 직장이나 일반사회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탓도 한 몫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국민정서가 근면 검소해지고 있다고 한다.
울산시 북구청 공무원들의 회식문화가 건강을 위한 스포츠로 전환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문화홍보과는 오토밸리 복지센터에서 전 직원 30여명이 참가해 피구와 탁구 등을 즐기며 스포츠 회식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또, 현대자동차 그룹의 철도차량 계열사 로템은 송년회 대신 '새해맞이 등반대회'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로템 경남 창원공장의 직원 350여명은 내년 1월 1일 마산 인근의 정병산이나 무학산을 오를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 대전지역에서도 요즘 술자리 모임 대신 공연을 보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고 한다. 대덕구의 어느 기업체에서는 송년회 대신 근래 화두가 되고 있는 '모범생들'이라는 연극을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앙상블 홀'에서 사원단체별로 관람한다고 한다. 또 시청의 어느 부서에서도 대전원도심활성화 일환으로 중구 대흥동 중구문화예술의 거리 '핫도그 소극장'에서 21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오! 나의 송이'라는 연극으로 송년회를 대신하고 인근 식당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는다고 한다.
중구 박용갑 청장은 평소 근면 검소하기로 소문난 지방자치단체장중 한 분이다. 산하 700여 공직자들에게 이번 송년회는 각 부서별로 검소하게 가지라고 권장하고 있다. 이에 구청 공원과는 오는 21일 송년회를 충남도청 인근 식당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직원별로 '작은음악회'를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여직원의 감미로운 시낭송과 평소 직원들이 취미로 배우던 색소폰과 통기타 연주, 직원별 노래자랑 등을 하고, 2차는 인근 볼링장으로 가서 간단한 게임으로 동료애를 다질 예정이다. 이에 대하여 이석훈 공원과장은 이렇게 말한다. “이번 송년회는 청장님 방침처럼 검소한 분위기로 하려고 합니다. 우리과는 늘 서대전 시민광장에서 각종 공연문화를 접하는 부서이다 보니 그간 각종 회식 때 이런 문화공연을 수시로 운영합니다. 그러다 보니 술도 덜 먹고 분위기가 상승하여 품격이 올라가 좋더군요.”
근래 충남도청 부근 식당가에서는 '푸드 콘서트(Food Concent)'를 종종 열고 있다고 한다. 직장 회식 때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각기 지닌 특기별로 시낭송이나 색소폰, 기타, 오카리나 등을 연주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다보니 과거 폭탄주나 2차, 3차로 관행적으로 이어지는 그릇된 음주문화가 사라지고 대신에 문화마인드가 자리해 참석자들의 정서함양과 화합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마침 대전지역에서는 '하우스 콘서트', '레스토랑 콘서트', '지하철 콘서트', '길거리 콘서트', '현관 콘서트', '아파트 통로 콘서트', '소공원 콘서트' 등이 곳 곳에서 열리고 있다. 중부권 문화예술의 도시답게 문화마인드로 자리매김되는 일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달 충남도청의 내포시 이전으로 인한 공동화현상에 인근 식당가에서는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 이에 대전시와 중구가 대책에 부심하고 있는 현실에서 인근 식당가에서 운영하는 '푸드 콘서트' 기획이야말로 '효자마케팅'이 아닐 수 없다.
독일의 시인 '괴테'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서 해방되는 데에 예술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또한 세상과 확실한 관계를 갖는 데에도 예술을 통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한 철학자 '러버크 경'도 말했다. “마치 태양이 꽃을 물들이는 것과 같이 예술은 인생을 붉게 물들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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