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역 청소년들의 흡연율이 조금이나마 줄어든 것은 반갑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질병관리본부의 ‘2012 제8차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에 따르면 작년에 비해 대전은 1%, 충북은 3% 줄었다. 충남만 1% 늘었다. 하지만 평균 흡연율은 12.3%로 전국 평균 11.4%를 웃돈다. 남학생뿐이 아니다. 여학생, 특히 대전 여학생은 7.2%로 전국 평균(5.9%)을 훌쩍 넘어선다.
공식적인 조사 결과가 이 정도이고 보면 실상은 이 통계수치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 분명하다. 청소년 흡연율이 높다는 것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처음 피우는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에 조사된 12.8세보다 더 빨라졌다. 중·고등학생 이상에 맞춰져 있는 금연예방프로그램을 초등학생들에게까지 확대 지원할 필요가 있다.
한창 자라는 시기에 담배를 피우는 것은 정상적인 성장에 장애를 준다. 전문가들은 세포 조직 장기가 성숙하는 과정인 16세 이하에서 담배를 배우는 경우 20세 이후 피우는 경우보다 각종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3배나 더 높다고 지적한다. 흡연을 시작한 초등학생은 어른보다 빠른 속도로 니코틴에 중독돼 그만큼 담배 끊기도 어렵다.
사안의 심각성에 비추어 보건당국의 대처는 한가하기 짝이 없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금연 지원은커녕 흡연율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 흡연율 조사 대상이 중학생 이상이기 때문이다. 교육도 금연보다는 흡연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초등생 흡연자가 담배를 끊으려 해도 방법을 모르고 도움 주는 사람도 없다.
흡연은 엄연히 중독인 만큼 초등학생 흡연자들도 체계적인 치료와 교육을 해줘야 한다. 담배는 미성년자에게는 판매가 금지돼 있다. 그럼에도 피우는 현실은 무얼 말하는가. 청소년 흡연은 근본적으로 어른들이 책임져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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