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사회단체 합심 '막판 뒤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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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시민·사회단체 합심 '막판 뒤집기'

지역밀착 저널리즘 승리… “시의회-집행부 소통부재 중재한 대표적 사례”

  • 승인 2012-12-16 16:34
  • 신문게재 2012-12-17 6면
  • 오주영·윤희진 기자오주영·윤희진 기자
●공립유치원 예산 원상회복

▲ 곽영교<사진 왼쪽> 대전시의회 의장과 김신호 대전교육감이 지난 14일 열린 본회의에서 공립유치원 예산안 수정안 가결 후 환한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br />이민희 기자
▲ 곽영교<사진 왼쪽> 대전시의회 의장과 김신호 대전교육감이 지난 14일 열린 본회의에서 공립유치원 예산안 수정안 가결 후 환한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이민희 기자
공립유치원 예산 원상회복은 지역밀착 저널리즘의 승리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중도일보를 비롯한 지역 언론의 추적 보도가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지역 여론을 움직이는 기폭제가 됐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의회가 지역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을 경우, 주민과 시민사회단체가 가만있지 않는다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지역밀착 저널리즘의 전형=박백범 대전시 부교육감은 지난 14일 본회의가 끝난 뒤 “시민과 언론의 힘이 공립 유치원 예산을 복원시켜줬다”며 감사의 말을 꺼냈다.

전례없이 교육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한 예산 삭감안을 본회의에서 수정 발의 끝에 원상 회복시킨일을 두고 하는 말이다.

민의(民意) 때문에 시의회는 자신들이 한 일을 다시 뒤집는 '용기'를 냈다. 언론과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시민들의 공교육 사수 노력이 삼위 일체가 돼 일궈낸 성과로 평가 받고 있다.

중도일보가 10월 16일 기사를 통해 공립유치원 증설 필요성을 제기한 뒤 시의회의 예산 삭감 우려, 공식화, 지역민들의 반발, 전국 교육청의 사례 등을 적시하며 공립유치원 증설 당위성을 여론화했다.

이해하기 힘든 시의원들의 입장에 본보를 필두로 지역 언론은 부당성을 지적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끄떡도 하지 않고 자신들의 결정을 합리화했다. 매일같이 터져 나오는 비판 기사와 시민단체의 성명, 집회 시위를 '요식행위' 정도로 폄훼했다.

본보는 두달여간 1면과 사회면의 적지 않은 지면을 할애해 다양한 기사를 통해 시민사회단체와 끈끈한 연대를 맺었다.

충남대 김재영(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지역 언론이 구호에 그치는 가치 측면을 기사화하기 보다는 주민들이 피부에 와닿는 의제를 발굴해 이를 이슈화 시키는 노력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김 교수는 지역밀착형 저널리즘, 공공저널리즘, 대화형 저널리즘이 훌륭하게 결합된 보도 우수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남대 마정미(정치언론국제학과) 교수는 팩트(사실) 위주 보도만으로도 사회적 암투, 갈등을 중재·해결하는 환경 감시 기능 및 의제 설정 기능의 중요성을 알린 계기가 됐다고 봤다. 마 교수는 언론이 사회갈등을 제대로 중재를 해 정책 입안자 및 결정자의 태도를 바꾼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를 퍼블릭 어페어(공공 업무)라고 설명했다.

▲시민의 승리, 시민사회단체와 연계=이번 일은 언론과 시민사회단체가 한 힘을 모아 정책 이슈를 바꿨다는 점에서 학계에서도 관심이 높다.

목원대 장수찬(행정학과) 교수는 시민의 이익을 대변해야할 대표기구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의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시민사회와 언론 등이 직접민주주의를 대체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언론이 이 일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 장 교수의 설명이다.

시민사회단체는 통상 집회 시위로 일관하고 언론은 경마식 보도로 사태를 지역민들에게 보여주는 단순 보도가 주를 이뤘다..

배재대 최호택(행정학과) 교수는 “시민들이 스스로 나서서 주도하고 언론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며 “의회와 집행부간의 소통 부재를 언론과 시민단체가 중재해 준 수범 사례”라고 치켜세웠다.

권성환 2013새로운교육실현 대전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언론과의 공조가 일궈낸 대표적 사례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는 시민사회의 승리로 마감한 보기 드문 사례며 이번 일을 계기로 시의회가 각성하고 진정한 시민의 편에 서는 계기가 되기를 다시한번 촉구한다고 힘줘 말했다.

오주영·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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