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세종 연결도로상에서 접촉사고로 심하게 일그러진 차량<왼쪽>과 첫마을 5단지 진출입로 통과바를 들이받고 멈춰선 차량. |
지난 14일 세종시는 도로 전역에서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대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6시부터 비가 내리면서 도로는 살얼음판으로 변했고, 출근길 차량들은 단순한 비로 생각하고 도로를 달리다 아찔한 상황을 맞이했다.
실제로 오전 7시28분께 반석역을 출발, 세종~유성 연결도로와 학나래교를 지나는 도로는 접촉 및 가드레일 충돌 사고로 아수라장이 됐다.
곳곳에 부서진 차량의 백미러등 등의 파편이 떨어져 있었고, 편도 4차로 바깥 차선은 비상등을 켠 채 정차한 차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건설현장이 많은 특성상 대형트럭은 아예 이동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2차례나 되는 언덕길은 운행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고, 결국 2시간이 지난 오전 9시30분에야 학나래교를 통과할 수 있었다.
평소라면 10분이면 통과할 수있는 구간이었다. 예상치못한 상황에 관계 당국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두리교에서는 경찰 차량마저 접촉사고로 멈춰섰고, 이날 일어난 크고 작은 사고만 90건에 달한 것으로 세종경찰서는 분석했다.
3시간 기준 2분당 1대꼴로 사고가 난 셈이다. 첫마을 5단지 입구에서는 진출입로 통과 바를 들이받는 사고도 목격됐다.
행복청과 세종시는 제설대책상황반을 중심으로 대응에 나섰지만 힘에 부쳤다. 역주행을 하기도 하면서 모래를 뿌렸지만, 천재지변과도 같은 상황을 막아설 수없었다.
세종에서 유성으로 나가는 차량도 최소 2시간 가까이 지·정체 현상을 맞이했다.
바이모달트램은 아예 운행을 포기했고, 일반 시내버스도 운행에 어려움을 겪으며 정류장에는 20~30명의 시민들로 긴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학생들과 일부 시민들은 아예 차량을 한쪽에 세워놓고, 자전거도로 위를 급하게 달리는 모습도 적잖이 포착됐다.
폭설 당시 신속한 대응이 이뤄진 것과 비교할 때 이날 상황만 놓고 보면, 내년 3월말까지 제설대책 기간동안 새로운 대책마련의 시급성을 알렸다.
16일 오전 8시께 학나래교에서 발생한 15중 연쇄 추돌 사고도 관계 당국의 도로관리체계 재정비 필요성을 입증했다. 이날 사고로 박모(40)씨 등 모두 10명이 경상을 입었고, 경찰은 안개 속에서 앞서 난 사고차량을 피하지 못하면서 이 같은 사고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같은 날 대전시와 충남도 등 충청권 일대 곳곳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고, 이로 인해 극심한 교통정체 현상을 빚기도 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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