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초단체장이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출신 공무원을 부단체장으로 요구하고 있어 '향피제(비연고지에 배치하는 제도)'적용 등 일관성 있는 인사 기준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도에 따르면 충남도 연말 인사에서 자리가 생기는 부단체장은 부이사관급 서산 부시장과 서기관급인 보령 부시장, 청양 부군수 등 세 자리로 파악됐다.
이 중 고참급 서기관들이 임명받는 보령시 부시장과 청양군 부군수는 더욱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청양군 부군수의 경우 청양 출신 서기관급 공무원 4~5명이 부군수로 가기 위해 벌써부터 물밑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시 부시장도 현 부시장이 공로연수 대상자인데다 기술직(수산직)이어서 차기 부시장도 기술직이 될는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현 보령시장이 2014년 선거를 앞두고 보령지역 출신 인사를 부단체장으로 보내 줄 것을 요청하면서 도가 고민에 빠진 것.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행정직 서기관 중 고참급 보령 출신 인사들도 부단체장으로 가기 위해 해당 시와 접촉을 벌이는 등 과열양상을 띠고 있다. 도는 부단체장 인사안을 작성한 후 이번 주부터 해당 시군과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문제는 해당 시군에서 지역 출신 공무원을 요구해 도가 이에 따를 경우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지역 연고가 없는 간부들은 부단체장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돼 도 조직 내에서 불만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도가 이번 기회에 '향피제'를 도입, 지역 인사를 부단체장 인사에서 배제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15개 시ㆍ군 가운데 해당지역 인사가 부단체장에 임명된 것은 보령시와 태안군, 홍성군 등 3개 시군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향피제' 도입에 힘을 싣고 있다.
도청 한 공무원은 “도 공무원이 자신의 고향에 가서 열심히 일하겠다는 순수한 열정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시군 단체장과 맞는 인사를 부단체장에 앉히는 '코드 인사'로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 '향피제' 도입 등 명확한 인사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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