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끊이지 않는 패륜범죄의 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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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끊이지 않는 패륜범죄의 사슬

  • 승인 2012-12-15 18:24
  • 신문게재 2012-12-17 21면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하고 시신은 몰래 묻었다. 이웃들에게는 “여행을 가셨다”고 속이고, 아버지의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며 통화 명세를 남기는 등 두 달이나 범행을 숨겨오다 덜미가 잡혔다. 아들은 경찰에서 “여자친구가 생겨 돈이 필요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돈 때문에 인륜을 저버리고 인간이기를 포기한 비극에 할 말을 잃는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그르칠 때 패륜(悖倫)이라 한다. 법 이전에 사람의 탈을 쓰고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짓이 패륜이다. 부모나 가족을 학대하거나 이들에게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것이 바로 그렇다. 인륜 도덕마저 무너뜨려서는 이 사회가 온전히 돌아갈 수 없다.

패륜 범죄가 끊이지 않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중병(重病)이 들었다는 방증이다. 지난 10월에는 경제적인 문제로 다투다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가정의 문제이기 전에 돈과 성공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면서 도덕적 인성 함양을 소홀히 해온 데 원인이 있다. 사회에 만연한 물질 숭배와 생명 경시 풍조가 패륜범죄라는 독버섯으로 피어나는 것이다.

전통적 의미의 공동체가 무너지고 사회 규범마저 악화하는 요즘인 만큼 패륜범죄를 없애기 위한 인간성 회복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출발점은 가정이 돼야 한다. 존속살해를 저지른 이들은 대부분 부모의 권위의식과 몰이해를 이유로 댄다.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다는 불만이 증오를 키우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부모와 자녀 간 대화를 복원하고 서로 이해를 통해 세대갈등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가치관과 윤리를 지속적으로 가르쳐 주는 것이 패륜 범죄 사슬을 끊는 해결책이다. 사회 구성의 기초인 가정이 윤리적으로 해체돼 간다면 사회 전체의 몰락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존속살해는 2008년 45건, 2009년 58건, 2010년 66건, 2011년 68건으로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지역별로는 전국에서 패륜범죄가 가장 적은 곳이 대전이다. 하지만 이는 다른 지역보다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조금 낮은 수준이지 안심할 단계라는 뜻은 아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부터 바르게 세워야 한다. 나보다 가족을 아꼈던 전통적인 가족 사랑을 되살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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