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검 특수부는 13일 돈을 받고 선수들을 학교에 입학시킨 양승호 전 고려대 감독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양씨는 고려대 야구부 감독 시절인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입학 청탁을 받고 학부모와 고교 야구부 감독 등에게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다.
검찰은 또 비슷한 수법으로 수천만 원을 챙긴 연세대 감독 정 모(56)씨도 같은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 전국의 다른 학교로까지 수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다른 대학에서도 비슷한 비리가 있었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 수사에 따라 이번 사건이 올 초 엄청난 파문을 몰고 온 프로야구 승부조작에 맞먹는 대형 비리 게이트로 확대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야구계의 과열된 스카우트 풍토와 우수 선수에 다른 선수를 묶어 상급학교에 진학시키는 이른바 '끼워넣기 식' 관례가 이번 사건의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지역 야구계도 이번 사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대전시야구협회는 최근 이와 관련해 지역 내 초ㆍ중ㆍ고교 야구부 감독을 소집, 긴급회의를 가졌다.
야구협회는 이 자리에서 일선 지도자들에게 학부모는 물론 상급 또는 하급학교 관계자들에게 진학 문제 등으로 절대 금품을 주거나 받지 못하도록 신신당부했다. 이와 함께 지역 내에서 자칫 이번 사건 연루자가 나올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대전시야구협회 이광열 전무는 “예전부터 야구계에서는 특정학교는 얼마를 내야 한다는 소문이 돌곤 했다”며 “다들 쉬쉬하고 있던 것이 이번에 터진 것인데 야구계로서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일선 지도자들의 도덕성 재무장과 학부모들의 인식 개선이 있어야 비슷한 사건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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