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중 FTA 대응책이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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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중 FTA 대응책이 더 어렵다

  • 승인 2012-12-12 18:40
  • 신문게재 2012-12-13 21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국내 산업 전반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으로 볼 때 대응 정책의 내용과 범위도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국제 분업과 협력 채널을 공고히 해야 할 파트너이면서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상대국이다. ‘FTA 허브국가’라는 미명에 취하지 말고 개방 수위와 피해 대책 등에서 실속 있게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경제효과보다는 막대한 피해를 더 걱정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우선 농업 생산구조가 유사하고 농업 GDP(국내총생산)도 1060조원이 넘은 중국이 지역 농업에 미칠 타격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고추, 마늘, 양파, 인삼 품목이 특히 걱정이다. 지역 중소기업 또한 품목별 민감도에 따라 충격 규모가 클 전망이다. 협상 이후를 대비해 지역 특성에 맞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응 전략은 이익 극대화 전략보다 피해 최소화를 위한 수비형 전략이 오히려 화급한 형편이다.

무엇보다 한·미, 한·EU 간의 그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 문제다. 초민감·민감·일반품목 등 개방 범위와 관계 철폐 폭 결정이 그래서 중요하다. 지역 중소기업 중에서도 존립을 걸 만큼 심각한 업종별 취약 품목이 있다. 당장은 섬유와 저가 생활용품 피해가 크겠지만, 중국은 가격뿐 아니라 기술, 브랜드 면에서서도 상당한 궤도에 올랐다. 여러 변수들을 감안하면 대응책이 훨씬 까다롭다.

대응 정책 마련에서 또 하나 유념할 부분은 중국의 무역환경의 급변이다. 기업의 94.7%가 ‘최선의 협상 결과를 내도록 시간을 두고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대한상의 조사)고 응답했다. 혜택과 피해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지역 경제구조상 민감품목이 많아 추진 단계부터 신중해야 한다. 지역의 대응은 중국 내수시장, 우리 내수시장 모두를 신경 써야 할 형편이다.

이미 지적했듯이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이 변하고 있다. 단기간 협정을 체결한다고 금방 중국시장을 선점할 호락호락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역 업체 중 부분적인 이득이 예상되는 전기전자 제품만 해도 근래 급성장한 중국의 전자산업 경쟁력과 수출 추이로 볼 때 반드시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는 것만은 아니다. 장기적으로는 ‘역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대(對)중국 교역이 전체의 21% 이상(충남은 33.6%)을 차지하는 상황에 중국 의존도를 더 올리는 경우 리스크가 커질 수도 있다. 중국과의 불균형이 심한 농업과 중소기업의 이해를 반영하고 여기에 우선적인 배려를 해야 하는 이유다. 속도조절론이 힘을 얻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협상 과정과 협상 이후로 나눠 피해 최소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대응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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