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희정 충남지사가 12일 충남도청 기자실에서 회견을 열고 “최근 충남도청의 이전을 앞두고 관내 기업들의 도청이전 캠페인 광고에 삼성계열사가 참여한 것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중도일보 제휴사] |
안 지사가 “유류피해주민들을 헤아리지 못한 점 뼈아프게 반성한다”고 사과했지만, 새누리당은 “피해주민들에게 비수를 꽂은 꼴”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안 지사는 12일 충남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류피해 주민의 입장에서 볼 때 삼성중공업이 피해 보상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 계열사의 협찬을 받아 도청 이전 홍보 광고가 나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사려 깊지 못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어 “더욱이 피해주민들이 삼성그룹 본사에 가서 그룹 차원의 책임을 촉구하는 현실에서 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의 협찬 광고가 나갔다는 그 사실 자체로 서운함과 분노를 느끼셨을 것”이라며 “이런 주민들의 분노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위로의 뜻을 밝혔다.
안 지사는 또 “이번 사안의 가장 큰 책임은 저에게 있다. 인사조치 등 피해주민들이 요구한 사안들에 대해선 무거운 책임감으로 처리해 나가겠다”면서 “이 문제는 향후 피해주민 배ㆍ보상 문제에 이르기까지 조속히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지사는 전날 서해안 유류피해주민 대표 8명과 만나 사과의 뜻을 밝힌 내용도 전했다.
그는 “어제(11일) 서해안 유류피해민들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주민들이 얼마나 분노하고 지난 5년간 얼마나 고통을 겪었는지 절감했다”며 “주민들은 도청이 피해민의 마음을 너무 몰라준다고 했다. 뼈아프게 반성한다”고 밝혔다.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연 새누리당은 '삼성 협찬' 문제에 대해 집중포화했다.
김태흠(보령ㆍ서천) 의원은 이날 도청 기자실에서 열린 박근혜 대선 후보의 충청권 공약 기자회견 자리에서 “(내포신도시 홍보를 위해 삼성의 협찬을 받은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서해안 유류피해 문제와 관련, 안 지사가 무슨 역할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회에 협의체를 만들어 삼성과 협의 중인데, 이번 '삼성 협찬'은 피해주민에게 비수를 꽂은 꼴이며, 삼성을 도와주고 전략에 말려든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회 협의체 운영과 관련해선 “삼성이 원래 내놓기로 한 1000억원에 800억원을 추가로 내놓겠다고 했는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면서 “피해민의 요구에 상응하지 않거나 납득하기 어려우면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3일 오전 10시 30분 회의를 열고, 지난 7일 중단했던 충남도 예산심사를 속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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