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기습 발사한 12일 오전 대전서구청 민원실을 찾은 시민들이 TV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
김상구 기자 |
북한의 광명성 발사가 성공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시민들의 얼굴에는 불안감이 가득했다. 시민들은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사실에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대학생 나모(27)씨는 “북한은 위성이라고 주장하지만 핵탄두만 장착하면 핵미사일과 다름없다”며 “이번 미사일 발사는 결국 무력통일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회사원 김모(42)씨는 “대선을 앞두고 로켓을 발사한 건 한국사회를 혼란시키고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한 전술 같다”고 피력했다. 언론보도가 이어지며 대부분 시민들은 초조한 심정 속에 대합실의 텔레비전을 지켜봤다.
하지만 일부 시민은 위기일수록 침착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양모(56)씨는 “북한이 우리의 대선과 총선 등 정권 교체 시기에 맞물려 핵실험을 벌이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불안해하면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다. 정부가 국민에게 재빠른 대응방침을 발표하고 국민들 역시 동요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정부와 군사당국의 정보력을 비판하는 의견도 있었다.
유모(37)씨는 “어제만 해도 미사일 발사가 연기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며 “나로호 발사도 이상이 생기면 상당기간 시간이 소요된다. 북한이 하루만에 오류를 수정하고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은 정부의 정보력 문제다”고 힐난했다.
미사일 발사 강행에 북한에 대해 강경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회사원 김모(31)씨는 “광명성 발사는 지원품을 내놓으라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며 “더 강한 제재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재향군인회 등 안보단체도 북한의 로켓 발사 행위를 강하게 규탄했다.
이광표 재향군인회 부장은 “북한의 로켓은 결국 미사일로 활용될 것이다”며 “이번 발사로 한국과 전 세계에 북한의 위협이 더욱 현실화됐다. 정부는 이전보다 적극적이고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명성 3호의 추진체가 서해상에 떨어지자 충남 서해안의 어민들 역시 불안함을 성토했다.
이기란 어촌계장(태안)은 “서해안에 추진체가 떨어졌다는 사실에 불안한 감정이 앞선다”며 “연평도 등 서해5도에 대한 폭격 이후 더 남쪽까지 위협에 처한 상황이다. 정부는 더 이상 안일하게 대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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