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택]그래도 우리는 투표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호택]그래도 우리는 투표해야 한다

[NGO소리]김호택 전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연세소아과병원장ㆍ금산문화원장

  • 승인 2012-12-12 14:13
  • 신문게재 2012-12-13 20면
  • 김호택 전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김호택 전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 김호택 전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연세소아과병원장ㆍ금산문화원장
▲ 김호택 전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연세소아과병원장ㆍ금산문화원장
피타고라스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면서도 수학자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져 있다. 학창시절 수학 시간에 배웠던 피타고라스 정리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그는 숫자로 세상의 이치를 설명하려 했다고 한다. 진리를 수(數)로 나타내려다 보니 많은 수학적 업적을 남겼다.

그의 업적 중에 선과 면과 점의 차이를 밝혔다는 내용도 있는데, 아무리 가는 줄로 삼각형을 그려도 그 줄 자체가 하나의 가늘고 긴 면(面)일 뿐 선(線)은 그릴 수 없다고 갈파했다. 그래서 선으로 그린 '피타고라스의 삼각형'은 표현할 수 없는 상념 속에만 존재하는 도형이 되었다.

이제 며칠 뒤에 우리는 대통령 선거에서 7명의 입후보자 중 한 사람을 뽑는 선택을 해야 한다. 후보자마다 장밋빛 공약을 내걸고 있고, 누구나 '내가 당선되면 당신을 편하게 살게 해주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잘살게 해주겠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지만 자기 주머니 털어 베풀어주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국 국민들의 세금을 갖고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것인데, 그 말을 듣고 있노라면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들은 사람이 못나고 못돼서 우리 삶이 이렇게 팍팍했었나 싶다.

우리를 잘 살게 해주겠다는 입후보자들의 공약(公約)은 피타고라스의 삼각형처럼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존재로 공약(空約)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은 점점 더 커져가는 거대함정 대한민국호(號)를 이끌어나가는 선장이다.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훌륭한 사람을 뽑아 5년 간 대한민국의 운명을 맡길 사람이기 때문이다.

국민으로서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는 바로 선거를 통해서다. 민주주의의 장점이다. 민주주의라고 해서 항상 바른 제도는 아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민주주의로 성인 소크라테스를 죽음으로 내몰았고, 20세기에 들어서도 독일은 선거로 히틀러를 선택했다. 그 결과는 우리 모두가 아는 것과 같다. 유럽에서도 선진국이라는 독일에서 말이다.

두 경우는 공통점이 있다. 시대가 '하 수상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를 죽인 투표가 있던 시기는 스파르타와의 전쟁에서 패하고 엄청난 보상금을 지불해야 했던 어려운 사회적 배경을 갖고 있다. 독일도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뒤 역사상 가장 지독했던 인플레이션으로 대표되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국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던 시기였다.

지금 우리나라도 어렵다. 전 세계가 어렵다. 불경기가 언제 어디까지 진행될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 노인도, 장년층도 젊은이도 모두 힘들어 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누가 공약(空約)을 남발하고 있는지, 어떤 이가 진실되게 국민만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최선의 후보자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차선(次善)의 적임자라도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안철수씨와 심상정씨가 중도퇴진하고 7명의 후보자가 등록을 했다.

이 일곱 명의 후보자 중에서 다음 5년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고 나를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일꾼을 뽑아야 한다. 설사 내가 뽑은 사람이 당선되지 않더라도 투표는 해야 한다. 내가 투표장을 향하는 마음 자체가 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조금이라도 더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이 의지를 갖고 그 의지가 모인다면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투표를 해야 한다. 내가 투표권을 포기한다면 당선된 대통령이 아무리 헛짓을 해도 그 사람을 비난할 권리가 나에겐 많지 않다. 내가 포기한 일이니 말이다. 아무리 바빠도 12월 19일에는 30분만 시간 내서 투표하러 가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3.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