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천안시에 따르면 간부공무원인 사무관(5급)직급은 모두 92자리로 이 가운데 행정직 전용은 18자리, 기술직과의 복수직렬은 67자리로 최대 92.3%까지 행정직렬이 배치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기술직렬에 적합한 수도사업소장(4급)을 비롯해 도시개발과장, 교통과장, 재난안전과장, 구청 건설교통과장 등을 행정직렬에서 맡으면서 기술직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행정직렬의 자리 독식은 퇴직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역 산업단지 관리소장 등 퇴직공무원들이 주로 배치되는 각종 임원에 행정직 전직 공무원들이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성무용 시장이 취임한 2002년 이후 천안지역 5개 산업단지 소장은 18명(연임 2명 포함)으로 이 가운데 77.8%인 14명이 행정직 퇴직자들로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각종 시 협력단체에서도 기술직렬들은 퇴직 후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등 행정직렬 독식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일부 행정직렬 퇴직간부들은 명예퇴임과 함께 산업단지 소장 등 자리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배짱을 보여 공직사회 내부에서조차 눈총을 사고 있다.
기술직 공무원의 인사 홀대는 전체 인원이 많은데다 인사와 조직관리를 전담하면서 상대적으로 유리한데다 기술직 퇴직자들도 이른바 '자격증'으로 퇴직 후 업체취업이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으로 결국 이들이 업체의 로비스트로 나서고 있다.
기술직 공무원 A씨는 “과거에는 기술직이 부족해 행정직과 복수직렬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아직도 사농공상의 잔재의식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복수직렬은 간부들에게 보다 풍부한 경험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행적직 우대는 사실과 다르다”며 “행정직 간부들이 많아 산업단지 임원 등에서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맹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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